"공공도서관에 성경험·동성결혼 도서"…대구 한 학부모단체 민원 제기

도서관협회 "독서는 이용자가 판단할 사안"

구립도서관 내부 모습. ⓒ 뉴스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의 어린이도서관 등에 적나라한 성경험, 자유로운 성문화, 동성결혼을 다룬 책이 비치되어 있다고 일부 학부모들이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7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도서관에 비치된 음란 유해 도서 검토 및 폐기를 요청한다'는 민원을 제출했다.

이에 대구시는 시립도서관 위탁·운영을 맡긴 대구시교육청과 구립도서관을 운영하는 각 구청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며, 각 도서관에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이 민원에 대해 어떤 도서가 배치됐는지를 검토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단체는 "대구시 통합도서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부적절한 내용을 담은 도서 60여권이 시립도서관과 구립도서관에 비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각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립도서관과 구립도서관에는 운영위원회가 구성돼 있는데, 일부 위원회 측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각도로 검토해 보려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단체 한 회원은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해당 도서들을 봤을 때 자녀에게 포르노를 보여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어떤 기준으로 이 책들을 도서관에 배포할 수 있도록 허가했는지 도서관 운영위원회에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영위원회에서는 '해당 도서들이 간행물윤리심의원회에서 유해도서라고 지정을 안했기 때문에 허가를 내렸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영상물 등급 분류 처럼 책에 대해도 분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은 지난해 대구 퀴어(성소수자) 문화축제를 반대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한국도서관협회 측은 "도서관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자기검열 형태로 특정도서를 배제할 수 없고, 독서 또는 대출 여부는 이용자가 판단할 사안"이라면서 "이런 지침은 지침일 뿐이고 각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위원회가 구체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구립도서관을 운영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보니까 문체부 측으로부터 '도서를 선정할 때 더욱 철저히 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접수된 민원에 대해서는 어떤 도서가 배포됐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