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못 둥지섬 하얗게 뒤덮은 민물가마우지 이것…관할구청 골머리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대표 관광지인 수성못 한쪽에 솟아있는 둥지섬이 조류 배설물로 하얗게 뒤덮혔다.
집단번식으로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산성이 강한 민물가마우지 배설물이 수질오염, 나무고사, 토양오염 등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둥지섬에 초음파 퇴치기를 설치하는 등 해결 방안을 찾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환경부와 대구 수성구에 따르면 민물가마우지는 몸길이 77~100㎝, 몸무게 2.6~3.7㎏의 중대형 물새류로 2003년 경기 김포에서 200여마리가 집단 번식한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매년 1월 전국 주요 습지에서 조류 마릿수를 파악하고 있는데, 민물가마우지는 올해 1월 2만1861마리가 국내에서 월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1월 1만5672마리에서 5년 새 39.5%(6189마리) 늘어났다.
수성못에 있는 둥지섬은 1920년 직경 40~50m 정도 크기의 원형으로 만들어졌다. 1998년부터 왜가리 등 철새 수십마리가 날아들기 시작하면서 물새들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백로, 왜가리, 가마우지 등의 쉼터가 됐고, 그 가운데 민물가마우지는 250~300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
산성이 강한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해 수질 오염, 나무 고사, 토양 오염 등의 환경문제가 지적되자 환경부는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묵은 둥지 제거, 천적 모형 설치, 공포탄 등을 활용한 소음 유발 등으로 번식을 방해할 관리지침을 배포했다.
수성구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둥지섬에 있는 나무를 세척하고 초음파 퇴치기를 설치했지만 허사였다.
물새들이 소리에 익숙해지면 다시 날아와 같은 자리에 머무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2020년부터 둥지섬에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최근 3년 새 급증했다"며 "초음파 퇴치기를 설치해 물새들이 머물지 않고 날아갈 수 있는 방법을 써봤지만 초기에는 효과가 있더니 같은 소리에 익숙해진 물새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양 검사를 실시한 결과 '중성'이 나와 시민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 보인다"며 "올해도 세척 작업을 진행해 배설물을 씻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민물가마우지로 민원이 발생하는 지자체에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자료를 공유해 달라는 공문을 전달했다"면서 "자료가 취합되는대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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