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결국…대구 착한가격업소도 20년 만에 "세탁비 인상"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세탁소는 지난해 12월 정장 세탁 비용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가격 인상은 20년 만이다.
세탁소 사장 A씨는 "재료비인 기름 20ℓ가 2만원대에서 3만6000원으로 상승했고 1만원하던 1000개들이 옷걸이가 3만6000원으로 올랐다"면서 "동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의 한 미용업소는 지난해 12월 커트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미용실 사장 B씨는 "손님은 줄어드는데 전기요금이 지난해보다 5만원이나 더 나왔다"며 "물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아 퍼머를 하는 손님도 크게 줄었다. 적은 날엔 하루 3명 뿐"이라고 했다.
B씨는 "매출이 계속 감소해 직원 1명을 내보내고 지금은 혼자 일하고 있다"며 "가게 청소는 가족이 한번씩 나와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의 '착한가격업소' 인증을 받은 지난달 기준 대구지역 식당 276곳을 확인한 결과 한달간 3곳이 가격을 올렸으며, 2곳은 업종 변경 등을 이유로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한가격업소는 행안부가 주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장사하는 식당, 미용실 등을 지정해 인증마크와 함께 쓰레기봉투, 수도요금 감면 혜택 등을 주는 제도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착한가게업소 운영자들은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 북구 칠성동의 한 중식당은 최근 자장면 가격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사장 C씨는 "재료값을 줄이려고 농수산물시장을 돌며 직접 새벽 장을 보고 있다"면서 "중간 도매상을 거쳐 사는 것보다 저렴해서"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3일 "타 지역과 비교해 대구의 착한가격업소는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 같다. 국비를 지원받아 착한가격업소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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