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재호 구미상의회장 "총성없는 경제전쟁 기업인이 애국자"

'수도권과의 접근성' 지역 기업의 가장 중요한 문제
진정한 기업가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해야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지난해 경북 구미지역의 수출이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기회복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구미세관이 집계한 지난해 구미의 총 수출액은 298억 5400만 달러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171억 6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며 14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구미산업단지가 국내 전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주광정밀을 창업해 기능한국인, 강소기업, 컴퓨터 응용가공 대한민국 명장 등의 타이틀을 거머쥐고 흑연초정밀 가공기술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구미 경제계의 수장, 윤재호 구미상의 회장을 22일 만나 새해 지역 경제계의 현황과 대책 등을 들어봤다

-3월이면 취임 2년을 맞는다

▶구미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회원사 권익신장과 유대강화, 각종 현안에 대한 대정부 건의와 구미시와의 협력을 통해 구미가 한걸음 더 발전하고 도약하는데 힘을 보태왔다.

취임하자 마자 상공의원, 회원사 간 SNS(네이버 밴드)를 개설해 지역현안은 물론, 최신 경제 정보와 기업지원 사업, 회원사의 크고 작은 소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회원사와의 온라인 소통을 통해 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간담회, 연사초청 특강, 세미나, 목요조찬회, 경제동향보고회, CEO포럼, 설명회 등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해 진행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두 번이나 초대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연계한 철도·도로 확충과 남부내륙철도와 연계한 KTX 구미역 정차 방안 등 지역현안을 건의하는 자리를 만들었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초청해 구미 반도체특화단지 유치와 5G 특화망 기반 메타버스 산업단지 실증사업 등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

또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특위 위원장 초청 특강을 통해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의 최적지임을 부각시켰으며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을 초청한 간담회에서는 구미에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유치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하는 등 지역 경제계 100년 먹거리 사업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했다.

특히 '기업유치팀'을 신설해 1150만평의 광활한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보다 많은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업 투자유도를 위해서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등 현금성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KTX 구미역 신설' 등을 통해 교통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법인세 지방 차등제' 등 지방을 위한 강력한 세제지원도 필요해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서를 전달하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미경제계 최대 현안은

▶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혁신클러스터'를 구미에 유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중앙정부에 구미가 지정되어야 할 당위성을 강력히 피력해야 한다.

구미상의에서는 '구미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설계 특화단지 지정'을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 관련부처와 국회 등에 건의해왔고 '방산혁신클러스터 구미 지정'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미의 발전을 위해서는 'KTX 구미역 신설'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기업은 인재와 자본, 교통망 등 기업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인접지역)으로 집중되며 지방의 인구유출과 탈 기업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구미가 단순생산기지를 벗어나 첨단R&D 중심 산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부고속철도선이 지나가는 구미와 가장 가까운 적지에 'KTX 구미역'을 신설해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꾸준히 구미산단으로의 투자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고 같은 맥락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과 연계한 고속도로, 철도망 확충도 더없이 중요하다.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 지역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 지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현장 엔지니어와 연구인력 등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청년층 유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구미상의에서는 '수도권 및 지방대학 연계 기업맞춤형 특수학과 신설'과 지방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연구인력에 대한 소득세법상 혜택 부여' 등을 관계부처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며 금오공과대학교, 구미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 등 지역 대학과 MOU를 체결해 산학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와 협력해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국비 1년 전문기술과정을 개설해 컴퓨터응용기계, 전기시스템제어, 자동화시스템정비, 건축시공, 스마트팩토리 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훈련생 모집에서부터 취업까지 물샐틈없는 지원을 해오고 있다.

-기부왕으로 알려져 있다.

▶학창시절 배고픔의 서러움을 잘 알기에 아낌없이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교인 경북기계공고에는 지금까지 8억원의 장학금을 기탁했고 2021년에는 다목적공연장 설립기금으로 20억원을 기부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구미지역 소년소녀가장 20여명을 매년 후원하고 있으며, 청소년 학업 지원과 미래 산업인재 후원을 위해 마이스터고 장학재단을 설립해 매년 저소득가정 기술영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금오공대에 3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구미시와 교욱청에 2억원을 기탁했으며 공동모금회에는 2014년부터 매년 1억원 이상씩 성금을 내고 있다.

진정한 사업가라면 그에 걸맞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활동은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온정을 풍기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사회를 밝게 만드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미상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산업역군과 기업인이 애국자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하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이 오늘날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1969년 구미 제1단지를 시작으로 현재 5단지까지 조성된 구미국가산단의 역할이 막대했다고 생각한다.

기업인들이 수출을 해서 돈을 벌어 들이고 그 돈으로 세금내고 다른 것 수입하고 해서 경제가 돌아간다. 전쟁이 났을 때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애국자지만 경제는 총성없는 전쟁이다. 기업인들은 수출을 통해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 대한민국 수출의 최대 11%를 담당하며 외화획득의 1등 공신이자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고용률을 끌어올렸던 구미는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봐야하는 중요한 기로에서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R&D 중심의 첨단IT도시로 변신 중이다.

구미상의는 그 중심에서 고급인력이 구미에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여러 현안문제에 대해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관찰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