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않고 혐의 부인"…검찰, 구미3세아 친모에 징역 13년 구형

피고인측 변호인 "증거 제시 못해…제3자 범행 가능성"

2021년 8월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석모씨가 법원을 떠나고 있다. ⓒ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경북 구미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석모씨(50)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검찰이 원심과 같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6월 "검찰이 확신을 갖게 하는 증명력을 통해 공소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대구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진행된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검찰은 원심과 같이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10일 대구지법 제1형사항소부 이상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석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유전자 검사를 수차례 진행해 '친자 관계'로 확인됐지만 피고인이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부인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석씨 측 변호사는 "대법원은 검찰이 공소 사실을 직접증거를 통해 증명할 수 있도록 사건을 돌려보냈지만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검찰이 유추하는 피고인의 범행 시각에 피고인은 산부인과 의원에 있지도 않았다.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장 동료를 통해 석씨가 임신한 정황 등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바꿔치기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전과가 없고 사체은닉 미수 혐의에 대해 인정한 점, 장기간 구금된 점 등을 참작해 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석씨는 최후 변론에서 "손녀를 지켜주지 못한 무거운 마음을 사죄하기 위해 사회에 봉사를 하면서 살겠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지만 손녀딸에게 과자를 사주기 위해 열심히 일한 평범한 할머니였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앞서 2021년 2월10일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아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 아이를 양육하던 석씨의 딸 김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과 경찰은 숨진 아이와 가족들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이고, '엄마'로 알려졌던 김씨가 '언니'임을 밝혀냈다.

검찰은 석씨가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시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김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의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