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이 차별·혐오 치유하고 서로 응원하자"…대구 도심서 '퀴어축제'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대규모 퀴어축제가 3년만에 열렸다. 같은날 보수기독교·학부모단체도 집회를 열어 충돌이 우려됐지만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퀴어축제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차별과 혐오를 멈추자는 취지로 2009년에 처음 열렸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1일 오후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고, 성소수자와 장애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를 멈추고 차별금지법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이 축제를 통해 성소수자들이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혐오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 1000명은 대중교통지구를 출발해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삼덕네거리~봉산네거리~반월당을 거쳐 대중교통지구로 되돌아오는 2.4㎞ 구간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다.
경찰 등은 2개 차로를 통제하고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했다. 300여명의 보수 기독교단체는 "차별금지법 제정 결사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퍼레이드를 따라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일부 보수 기독교단체 측에서 퍼레이드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퍼레이드 참여자가 항의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보수기독교·학부모단체도 이날 오후 퀴어축제 행사장 인근의 동성로 야외무대 일대에서 1500명이 모여 '동성로 가족 사랑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 참여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한국은 저출산 위기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은 무서운 법"이라면서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온 몸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동성로 상인회도 '퀴어축제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항의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지하철 반월당에서 중앙로역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위치한 상가 100여개 점포 점주가 '퀴어축제는 한국 시민들의 정서상 맞지 않고 축제로 인해 상가 매출이 극감하고 있다'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행사로 차로가 통제된 탓에 주말 도심 도로 정체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퀴어축제 뿐만 아니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집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다"면서 "상가 측에서 집회로 겪는 불편함을 알고 있으나 경찰에 집회를 신고하고 평화롭게 여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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