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대구서 발생한 '10월항쟁' 76주기…"추가 진상규명 이뤄져야"
- 남승렬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나간 해방 이후 최초의 민중항쟁으로 평가받는 '10월항쟁' 76주기를 맞아 추가적인 진상규명과 피해 조사, 희생자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선 10월항쟁의 정신이야말로 대구가 이어야 할 정체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1일 대구시와 사단법인 10월항쟁유족회에 따르면 10월항쟁은 1946년 10월1일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적인 봉기로 이어진 대규모 민중항쟁이다.
'항쟁'이냐 '폭동'이냐를 두고 숱한 논란이 이어진 이 사건은 미군정의 식량정책 실패와 좌익진영의 세(勢) 확산 기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어났다는게 학계 등의 평가다.
해방 이후 극심한 식량난에 항의하면서 친일파 청산을 요구하는 대구시민들이 경찰과 행정당국에 맞선 사건으로, 이후 경북과 경남, 전남 등 전국으로 들불처럼 퍼졌다.
당시 당국에서 사망 18명, 부상 50명, 행불 30명으로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희생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은 과거에는 '대구 10월폭동'으로 불리다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진실화해위원회가 역사적 실재로 인정했으며, 대구시 역시 2016년 조례를 통해 처음으로 '10월항쟁'이라고 명명했다.
당시 대구시의회는 '10월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 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위령사업 지원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그 연장선으로 2020년 11월 대구시는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지역사회 인권증진과 사회통합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을 건립했다.
위령탑은 한국전쟁을 전후해 민간인 수천명이 학살 당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군 가창골(가창면) 용계체육공원 뒤편에 조성됐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10월항쟁을 억울한 국가폭력의 희생으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참혹했던 시대 민초들의 생존권 요구와 저항의 역사라는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월항쟁의 정신이야말로 대구가 유력하게 계승하고 자랑스럽게 발굴해내야 할 정체성의 원천 중 하나로, 이제는 폭동과 사건으로 불려온 오욕의 시간을 뒤로 하고 진정한 제 이름을 찾는 정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와 진실화해위 등 관계당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추가적인 진상규명과 피해 조사에 나서 희생자들의 명예를 되찾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0월항쟁유족회와 대구시 등은 이날 오전 달성군 가창골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합동위령제를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10월항쟁을 비롯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 80여명은 최근 진실화해위에 추가적인 진상규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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