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분양시장 '빙하기'…미분양 아파트 7000가구 돌파

한달 새 12% 증가…고금리에 공급확대 등 영향 '한파'

대구 도심 아파트 전경. (뉴스1 DB)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한달 새 12% 늘어 7000가구를 넘어섰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이 전월보다 12% 증가한 7523가구로 집계됐다.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7000가구가 넘어선 것은 물론 수도권 전체 미분양 주택(4529가구)보다 3000여가구 많은 물량이다.

대구의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이는 것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주택 매매거래량 급감과 신규 아파트 청약률 저조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7월 대구 주택 매매거래량은 1224건으로 전년 동월(2605건)보다 5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매 건수를 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1~6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5743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만2347건보다 53.4%, 2020년 2만324건보다 무려 71.7% 줄었다.

신규 분양시장도 '빙하기'로 불릴 만큼 얼어붙은 상태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입수한 '올해 2분기 시·군·구별 아파트 초기 분양계약률' 자료를 보면 대구 수성구와 남구의 분양계약률은 각각 0%, 2%에 그쳤다. 초기계약률은 분양이 시작된 이후 3~6개월간의 계약률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매 분기 평균계약률이 95%를 넘기며 대구 주택시장의 활황세를 주도했지만 올해 1분기(수성구 40%, 남구 83%)부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달서구와 중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초기계약률이 각각 23%, 40%로 2분기에 크게 꺾였다.

분양경기 냉각은 공급 확대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구는 이미 2020년 1만3660가구가 공급돼 적정수요(1만1870가구)를 웃돌기 시작했다. 이어 2021년 1만6904가구, 2022년 1만9812가구, 2023년 3만4419가구, 2024년 2만804가구 등 적정 수요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공급됐거나 예정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구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지난 수년간 적정 수요 이상의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과 고물가 등 대내외적 악조건이 대구를 '미분양 무덤'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