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취수원 다변화 협약 파기…"필요한 절차 밟을 것"

구미시에 '산업단지 오·폐수 정화시설 보강' 등 요청
홍준표 "고르디우스 매듭 끊는 발상 전환"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권기창 안동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안동댐 물을 대구 상수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22.8.1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 대구시가 민선7기 때 환경부, 경북도, 구미시, 수자원공사와 맺은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에 관한 협약을 파기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16일 "구미시에 구미공단의 오·폐수 대응을 강화하고 구미5공단 무방류시스템 도입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더 이상 구미시와 취수원 다변화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협약 파기와 관련,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은 "앞으로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이다. 환경부와 실무 차원에서 논의가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낙동강 환경 보전과 안전한 식수 확보를 위해 구미시에 '전체 산업단지에 대해 오·폐수 정화시설을 보강할 것, 구미5국가산업단지에 화학공장과 유독물질 배출공장이 입주할 수 없도록 할 것, 오·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할 것, 구미5공단의 유치 업종 확대에 대구시는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30년간 대구 시민들은 상류 구미공단의 오염원 배출로 고통받아온 피해자인데도 낙동강의 식수를 얻기 위해 굽히고 인내해 왔다"며 "안동댐 1급수 댐물을 가져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발상의 전환으로 대구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했다.

대구시의 협약 파기 선언은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 1일 "취수원 관련 협약을 살펴보니 구미의 발전과 이익이 되는 내용이 별로 없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대구시의 문제"라며 구미 취수원의 대구 공동 이용에 부정적인 뜻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민선8기로 넘어오면서 구미시의 태도가 바뀌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갑질', '야박'이라는 표현을 쓰며 구미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시장은 "물은 공공재인데 우리 지역에 있다고 해서 물 가지고 야박하게 구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권기창 안동시장과 만나 낙동강 상류에 있는 안동지역의 댐 물을 대구로 끌어오는 방안(맑은물 하이웨이)을 논의했고, 안동시도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leaj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