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강은희 "취학연령 하향, 급한 결정 안돼…심사숙고해야"

시교육청 "협의 없어 당혹"…교육계 일각 "사실상 반대 입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2일 오후 대구광역시 북구 엑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13회 대구진로진학박람회'에서 강은희 교육감(오른쪽)과 진로진학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진로진학박람회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7.22/뉴스1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하향 조정하는 학제개편안을 발표했다가 반발이 커지자 한발 물러선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교육부의 취학연령 만 5세 하향 조정 방안에 대해 현재까지 직접적이고 공식적인 찬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공보라인을 통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이 제도화될 경우 아동과 교육현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실무부서와 논의하고 있다"며 "성급하게 결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취학연령 하향 조정에 반대한다, 찬성한다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강 교육감이 보수 정권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동조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일단 '신중 모드'에 들어간 것을 두고 지역 교육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구교육청과 강 교육감은 교육부가 유·초등 교육을 소관하는 기관인 광역단체 교육청과 사전 논의 없이 업무보고를 한 점에 대해 크게 당혹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교육청 한 관계자는 "우리도 처음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교육정책을 유·초등 교육을 소관하고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시·도교육감과 협의도 없이 내놨다는 것은 시·도교육청 입장에선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구지부와 경북지부는 지난 3일부터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경북시·도당 앞에서 정부의 취학연령 만 5세 조정 방안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희영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용산구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박순애 교육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교조 측은 "만 5세 조기 입학은 아동 발달 과정에 전혀 맞지 않다.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며 "5~7세 유아의 경우 발달 차이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큰데, 이런 차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불안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불안함이 사교육으로 이어져 또다른 폐단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