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요구 여친 부모 살해 20대, "사형 과하다"며 상고(속보)

(대구ㆍ경북=뉴스1) 배준수 기자 = "딸과 헤어져라"고 요구한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해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20대가 대법원에 상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 응고용 밀가루와 갈아입을 옷 등을 치밀하게 준비해 잔혹하게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이 피고인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재판장으로부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장모(25)씨의 국선변호인은 16일 "'형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대구고법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지난 9일 장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야 할 존엄의 가치에 해당돼 사형은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피고인은 극히 사소한 이유 때문에 잔혹한 방법으로 2명의 목숨을 빼앗았고, 딸에게는 평생 고통 속에서 살도록 만들었다"며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잔혹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범행 후에도 자취방에서 술을 마신 뒤 자다가 체포됐고, 흉기를 구입해 또다른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되는 등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지난해 5월19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 전 여자친구인 K(20)씨의 아파트에서 K씨 아버지(53)와 어머니(48)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뒤늦게 귀가한 K씨를 8시간 감금한 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감금됐던 K씨는 장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려 골반 등을 크게 다쳤다.

장씨는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해 K씨의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으며, 자신이 다쳤을 때에 대비해 붕대, 소독약과 피가 묻었을 경우 갈아입을 옷, 혈액 응고를 위한 밀가루, 제압용 스프레이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K씨 부모를 살해한 후에는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마시고 지갑에 있던 돈을 훔쳤으며, 숨진 K씨 어머니의 SNS로 K씨를 유인해 감금하고 성폭행도 했다.

장씨는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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