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납치 순간 CCTV에…사건 재구성

대구 중부경찰서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는 용의자 조모(26)씨의 진술과 경찰 수사 내용을 토대로 납치 시각 전후의 행적을 추적해 본다.

숨진 남모(22)양은 실종 당일인 5월25일 자정께 “친구와 술을 마시기로 했다”며 집에 전화한 뒤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클럽에서 친구 등과 함께 4시간 가량 술을 마셨다.

남양 일행은 클럽에서 20대 남성 2명과 어울렸으며, 이들 중 1명이 바로 붙잡힌 용의자 조씨다.

클럽을 나온 남양 일행은 오전 4시19분께 중구 삼덕동 119소방센터 앞길에서 흩어졌고, 남양은 L(36)씨의 택시를 탔다.

이때 조씨가 다른 차량을 타고 남양의 택시를 뒤쫓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확보한 CCTV 화면에는 클럽에서 나온 남양을 조씨가 뒤따라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택시가 수성구 만촌동 남양의 집 방향으로 향하다 신호 대기한 순간 조씨가 ‘애인’이라며 차에 뛰어들어 뒷자리에 올라탔다.

조씨는 남양의 집과 반대 방향으로 차를 돌리게 했고 북구 산격동의 한 모텔 앞에 내렸다.

오전 4시36분께 모텔 주차장에서 남양을 끌고 들어가는 조씨의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 모텔에서 방을 구하지 못한 조씨는 인근 모텔 몇 군데를 돌다 빈방을 구하지 못하자 자신이 사는 원룸으로 남양을 데려가 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남양의 스마트폰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곳은 바로 북구 산격동이었다.

남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고 자백한 조씨의 단독 범행이냐는 점이 미심쩍다.

대구 북구 산격동의 모텔에서 찍힌 CCTV 화면에는 조씨가 남양의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모텔 종업원과 이야기하는 동안 남양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채 벽에 기대 서 있는 모습과 또다른 남성 1명이 보였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행적, 공범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leaj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