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없는 곳에서 평안하길"…애도 기간 마지막 날까지 이어진 조문
부산시청 1층 합동분향소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좋은 곳으로 가셨길, 많이 아프지는 않으셨기를 바랄 뿐입니다."
무안 제주공항 참사 부산지역 합동분향소에 국가 애도 기간 마지막 날인 4일에도 추모를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앞서 부산시는 부산시청 1층에 부산지역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이날 분향소에서는 가족과 함께 묵념을 하는 어린아이부터 가족과 손을 잡고 온 시민들, 지팡이를 짚는 노인까지 다양한 조문객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헌화를 한 뒤 묵념하거나 향을 피우고 국화꽃들을 바라보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했다. 묵념이 끝난 뒤에는 조문록을 작성했다.
가족들과 분향소를 찾은 김도윤군(8)은 "뉴스를 보고 사고를 접한 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며 "이곳을 실제로 와보니 눈물이 나려한다"고 말했다.
박성민씨(51)는 "건너건너 누군가의 지인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부산에 거주한다고 밝힌 70대 채 모씨는 "계속해서 큰 사고가 나고 슬퍼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눠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분향소를 방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서현씨(26)는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언젠가는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타인의 개인적인 슬픔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슬픔을 나누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찾게됐다"고 말했다.
추모록에는 '아픔이 없는 곳에서는 평안하시기를', '남겨진 가족들이 조금이나마 빠르게 마음 추스릴 수 있길', '참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길 바란다' 등 내용이 담겨있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부산지역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시민은 5978명, 추모록은 40여 권이 채워졌다. 분향소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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