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은 더 많을텐데"…김해공항 6년간 조류 충돌 147건(종합)
환경단체 "가덕도는 대한해협 가로지르는 최단경로"
부산시 "가덕신공항 비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지방공항 14개 중 김해국제공항이 지난 6년간 가장 많은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에서는 더 많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가 지목되고 있다.
30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김해공항에서 147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이는 한국공항공사 소속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김해공항은 조류 퇴치 인력 16명을 투입해 조류 먹이 활동시간, 운항 증가 시간대 등에 따라 활주로 주변에서 조류를 내쫓거나 포획하는 활동을 시행 중이다.
또 공항 주변 주요 조류출몰구역에 특별관리(3㎞), 일반 관리(8㎞) 대상으로 구분해 2년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와 정기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 부산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 바로 옆에 김해공항이 자리잡고 있다"며 "가덕도신공항이 운영될 경우 김해공항보다 많은 조류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철새들은 먹이가 많은 농경지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이에 낙동강 하구로 많은 철새들이 모인다. 특히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와 일본 사이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최단경로다.
조류 충돌이 주로 일어나는 비행 고도는 지면~지상 300m 사이다. 단체가 2021년 9월부터 7개월간 조사한 결과 6400여 마리가 가덕신공항 활주로 예상 지점 지상 50~900m 높이에서 비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류 중에서는 물수리, 벌매, 조롱이 등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되거나 멸종이 우려되는 종도 있었다.
반면 부산시는 조류 이동이 가덕신공항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22년 가덕도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조류 충돌 연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가덕도는 바위 절벽이기 때문에 새들이 주로 서식하는 곳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비행에 영향을 줄 만한 철새들은 주로 시베리아에서 을숙도로 이동한다"며 "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김해공항과 같이 조류 충돌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는 취할 것"이라며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나 예정된 기본 실시설계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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