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러봤자 너만 큰일"…후임병 괴롭혀 숨지게 한 선임 징역형 집유
창원지법, 징역 1년에 집유 2년 선고
-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군 복무시절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임병을 상습적으로 괴롭힌 선임병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단독 박기주 부장판사는 강요, 협박,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21)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육군 부대에 복무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후임병 B 씨를 여러 차례 괴롭힌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 씨에게 위협적인 표정과 말투로 빨래를 강요하거나 동료들이 있는 생활관에서 성적으로 2차례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또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마음의 편지를 통해 상부에 보고할 것을 우려해 B 씨에게 “찔러봤자 너만 큰일난다”며 협박한 혐의도 있다.
B 씨는 A 씨의 부조리한 행위, 인수인계 미비로 인한 업무미숙을 지적받는 등의 이유로 괴로워하다 지난 1월 휴가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자신의 범행을 장난으로 치부하거나 자신이 당했던 것을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라면서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그는 이 사건으로 강등처분을 받고 제대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A 씨로부터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해오다가 사망이라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 점, 과중한 업무부담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중압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리한 정상으로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유족을 위해 1000만원을 공탁한 점, 피해자 사망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고 불안 및 우울장애로 입원치료 중인 점 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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