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후 첫 주말, 다시 잡은 응원봉…부산서도 "윤석열 파면"
10대 청소년·20~30대 여성 참여 높아
"안심 못해…파면까지 멈추지 않는다"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파면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 헌재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윤석열 탄핵을 인용하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맞이하는 첫 주말인 21일. 부산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수사와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쯤 부산 서면 놀이마루 일대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구속·파면' '응원봉은 멈추지 않는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체포하라" "국민의힘은 해체하라"고 외쳤다.
지난 주말 집회에 마찬가지로 이날 역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983년 발매된 윤수일의 아파트부터 아이돌그룹 NCT DREAM이 리메이크해 젊은 층에게도 익숙한 H.O.T의 캔디 등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0~30대 여성들과 함께 10대 청소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예문여고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이채연·노정현 양(18)은 "윤석열 당선 이후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특정 지역의 사람들, 아이들, 여성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며 "우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청소년이자 여성으로서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원한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은 1년 중 밤이 제일 길다는 '동지'로, 바꿔 말하면 오늘부터는 다시 해가 길어긴다는 뜻"이라며 "이 나라의 밤은 오늘을 기점으로 점점 짧아질 것이다. 다들 지치지 말고 윤석열이 구속되는 날까지 함께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두 자녀와 함께 집회에 온 이 모씨(40)는 "아이들이 집회에 오고 싶다고 해서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며 "아이들도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민주주의의 역사적 의미를 알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아 참여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집회 문화로 자리 잡은 형형색색의 아이돌 응원봉과 '네오시티 한국지부 돈까스망치연합' '전국 알파카 노동조합' 등 재미있는 문구로 시선을 끄는 깃발도 집회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윤석열 OUT 탄핵'이라는 문구로 꾸민 아이돌 응원봉을 든 김하늘봄 씨(20대)는 "지난주 국회 앞에서 탄핵안 가결 촉구 집회에서도 응원봉을 든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서로 다른 아이돌의 응원봉을 들고 있어도 함께한다는 마음에 괜히 반갑고 또 힘이 되더라"며 "SNS에 익숙한 젊은 층들이 서로 집회 참여 모습을 공유하고, 응원봉이라는 공감대로 형성하면서 연대하고 화합의 힘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즈, 샤이니 응원봉을 든 박혜원 씨(31)는 "탄핵은 됐지만 그 이후에도 반성은커녕 출석요구서나 탄핵소추 의결서 등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니 안심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윤석열이 파면되고 심판을 받을 때까지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5시 10분쯤부터 "윤석열 체포·구속"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포대로부터 범내골램프 교차로를 지나 약 2㎞를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2500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경력 250명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으며, 현재까지 물리적 충돌이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체포 및 구속 수사와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부산 서면에서 열릴 예정이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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