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9일' 학대한 간호조무사 징역 1년 6개월→1년 2개월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생후 19일 신생아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학대한 간호조무사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병원장과 수간호사 등 주요 관계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항소4-2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 A씨(50대)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씨의 학대 행위 정황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산조리원 병원장 B씨와 행정부장 C씨, 수간호사 D씨도 징역 6개월~1년으로 형이 감경됐다.

또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부모에게 유일하게 학대 경위를 솔직하게 말했던 간호조무사 E씨에게도 원심의 집행유예 형을 파기하고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은 증거인멸을 공모하거나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암묵적으로나마 사건의 전후 사정과 위증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직접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을 져야 한다"며 "의료사고 등 병원에서 발생한 일은 내부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고 위증을 하면 끝까지 밝혀질 수 없어 매우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B씨는 당심에 이르러 피해 아기의 부모와 합의했고 A·C·D씨는 1000~2000만원을 추가 공탁한 점을 참작했다"며 "또 직원들은 병원장의 직·간접적인 지시를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어느 정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2월 7일 오전 1시 10분께 생후 19일 된 신생아가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데리고 가 손으로 왼쪽 귀를 잡고 비틀어 21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병원장과 당직의, 수간호사 등은 학대 사실을 보고 받고도 9시간이 지나서야 면봉으로 귀 뒤의 태지를 제거하던 중 상처가 발생했다고 사고 경위를 조작해 피해 부모에게 알렸다.

또 이들은 피해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간호기록부를 수정하고, 피 묻은 배냇저고리를 버려 증거를 인멸했다.

이후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재판에서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면봉에 의한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위증을 이어갔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행 후에도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내용을 사전에 모의하고 법정에서 위증까지 해 수사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고, 약 3년간 피해 아기의 가족을 기만하고 신생아인 피해 아기에 대한 학대행위를 은폐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아기의 상태를 허위 진단한 소아과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함께 기소된 나머지 병원 관계자는 1심에서 징역 6개월~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또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에서도 원심 형이 유지됐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