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복로·해운대도 '외국인 손님' 크게 줄어…"연말 분위기 되살아나길"
[탄핵가결] '소비 회복' 기대
성수기 놓친 관광·여행업계 "수요 회복 지켜봐야"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이제야 한시름 덜었죠. 연말 분위기가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어요."
예상하지 못한 비상계엄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되자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15일 낮 12시,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서 만난 고깃집 주인은 "어제 탄핵이 가결됐으니 어서 나라가 안정을 찾고, 경기가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 3대 시장으로 불리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이곳은 평소라면 캐리어를 끌며 시장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 여행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지만 이날은 일부 음식점과 건어물 가게 등을 제외하곤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매년 크리스마스 트리 축제로 연말마다 관광객이 몰리던 광복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골목 한쪽에 좌판이 줄지어 있는 비빔당면 골목에도 곳곳에 텅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인근 국제시장에서 옷가게·기념품샵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주로 중국, 일본, 대만 등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지난해보다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19도 겨우 버텼는데, 최근에는 더욱 힘들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위축은 부산 대표 관광 명소도 피해 가긴 어려웠다. 주말마다 국내외 관광객으로 붐비던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구남로와 해운대시장도 점심시간이 무색하게 가게마다 텅 빈 테이블이 점주들의 한숨을 더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던 한 꼼장어 음식점 종업원은 "겨울철에 더 인기 있는 메뉴라, 낮에도 손님들이 가득 차기 일쑤였다"며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도 외국인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연말모임을 자제하자는 분위기 속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 기업에서도 줄줄이 송년회 등을 최소하면서 울상을 짓던 자영업자들도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연제구 한 중식집 사장은 "점심, 저녁 할 것 없이 연말에 잡혀있던 예약이 여러 건 취소됐다"며 "남아 있는 예약도 취소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는데, 조금이나마 안도했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5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길 바란다.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우려 섞인 당부의 말을 전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하락한 소비자심리지수는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하다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뒤에야 겨우 회복됐던 만큼 아직까지 회복세를 기대하긴 이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미 12월 성수기 대목을 놓쳤다고 판단하는 호텔·여행업계는 단기간에 방한 외국인이 급증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대구 3성급 호텔 관계자는 "본래 국내외 정세로 인해 방한 외국인이 줄어들면 국내 여행 수요가 반등하는 모양세였으나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불안 요소가 일부 해소된 만큼 관광 수요가 안정화하길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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