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스토킹 전 남친 살인방조 혐의도 수사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데이트 폭행을 호소해온 20대 여성이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스토킹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 전 남자진구가 자살방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부산지검은 자살방조 혐의에 대해 경찰 불송치 결정을 받은 20대 A씨에 대한 이의 신청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A씨는 전 여자친구인 B씨의 오피스텔에서 17시간동안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르고, 365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내며 스토킹했다. 또 B씨 앞에서 와인잔을 깨뜨려 자해를 하거나 "자살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유서 사진을 전송해 협박하기도 했다.
B씨는 이별을 통보한지 약 한달 뒤인 지난 1월 7일 오전 2시30분쯤 주거지(9층)에서 떨어져 숨졌는데, 최초 목격자이자 119 신고자는 당시 B씨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A씨였다.
A씨는 수사기관에 말다툼 중 B씨가 건물 밖으로 떨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특수협박, 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말다툼 과정에서 B씨가 숨지는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점은 매우 부적절했다"면서도 "A씨는 B씨의 사망과 관령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다각도의 조사를 받았지만 명확한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판시했다.
지난달 열린 2심에서는 징역 3년 2개월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B씨의 사망에 대해 A씨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이중처벌금지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며 B씨의 사망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A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조사했으나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유족들이 경찰 수사에 불복, 이의신청을 하면서 해당 사건은 다시 검찰의 판단을 받게 됐다. 그간 유족들은 타살 의혹 제기와 함께 "적어도 그날 A씨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딸이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A씨가 B씨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B씨는 지난해 9~10월 사이 A씨의 집착적 행동에 심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창 쪽으로 다가가거나 창밖으로 넘어가려는 듯한 행동을 하며 두 차례 극단적 시도를 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혐의가 인정되면 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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