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죽자" 결혼 한 달 만에 남편 살해한 아내…왜?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남편의 술주정을 견디지 못해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남편을 살해한 아내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결혼 한 달 만인 지난 6월 19일 낮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남편인 B씨(40대)와 말다툼 중 격분해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남 고성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B씨를 만났고, 퇴원할 무렵인 올해 1월부터 아파트를 얻어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동거 기간 중 수시로 술을 마시고 주정을 부리는 B씨로 인해 잦은 다툼에 시달렸지만 지난 5월 혼인신고를 마쳐 정식 부부가 됐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이 더욱 악화하면서 별거하기에 이르렀고, 사건 당일 전셋집을 정리하는 문제로 만났다가 또다시 다툼이 시작됐다.

흥분한 B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A씨를 향해 "끝장을 보자, 같이 죽자"고 했고, 이에 A씨는 "같이 죽자"며 흉기를 빼앗아 B씨에게 달려들었다.

A씨의 공격으로 B씨는 큰 부상을 입고 병원이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A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평소 정신병증을 앓고 있었고, 일부 범행에 대한 기억이 불완전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싸움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후 정황 등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고, 연속적으로 치명적인 신체 부위를 가격한 점과 피고인이 평소 흥분하면 사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 및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는데 분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순간적으로 폭력성을 분출하는 형태의 범행을 반복해 온 것으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며 검찰의 보호관찰 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범행에 납득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고,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과 공포 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 수법의 잔혹성에 비춰 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다소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모친 등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