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배고파요" 부산 학교 69곳 '밥 대신 빵' 급식 대체
학교 664곳 중 247곳 파업…참여율 37.1%
학교비정규직 노조, 처우 개선·차별 해소 파업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급식을 먹었는데도 배고파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6일 부산 부산진구 한 초등학교.
점심시간이 다가와도 급식실 옆 조리실에서는 밥 짓는 냄새, 끓는 국 등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없었다.
이내 낮 12시가 되자 재잘재잘 떠들며 학교 급식실로 모여든 학생들은 이내 급식 메뉴를 보고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학교 5명의 조리원 중 3명이 학비연대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본래 식단이었던 잔치국수, 닭다리 후라이드 대신 샌드위치와 초코우유 등이 제공됐기 때문이다.
수저나 식판도 필요 없는 간단한 대체식에 학생들은 10분 내외로 식사를 마쳤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먹는 양에 맞게 배식을 받을 수 없다 보니 저학년들은 샌드위치를 잘라 반만 먹고 남기기 일쑤였지만 고학년들은 식사를 마치고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간식을 찾기도 했다.
"빵을 좋아한다"며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는 학생들 사이로 "먹어도 배고프다"는 아우성도 나왔다.
박정민 군(11)은 "빵은 주로 간식으로 먹는데, 점심을 밥 대신 빵으로 때워서 오후 수업시간에 배가 고플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하랑 양(11)도 "금요일은 원래 '잔반 없는 날'이라서 일주일 중 급식이 가장 맛있는 날"이라며 "잔치국수를 푸짐하게 받아서 먹으려고 했는데, 빵이 나와서 아쉽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 5학년 담임 교사는 "평소 학부모님들이 급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체식으로 제공하게 돼 아쉽게 생각한다"며 "대체급식은 오늘 하루로 예정돼 있어 도시락을 싸온 학생은 없는데, 만일 장기화할 경우에는 도시락, 삼각김밥 등을 챙겨오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전 발송한 대체급식 안내 문자에 대해 관련 민원이 제기되진 않았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부산 전체 학교 664곳(초·중·고등·특수학교, 단설 유치원) 중 247곳(37.1%)에서 파업에 참여했다. 이중 급식을 중단한 학교는 69곳(10.3%)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교육공무직은 1만2398명 중 956명(7.7%)이다.
늘봄교실을 운영하는 299곳 911교실 중 4곳 6실에서 파업으로 인한 합반 또는 각반 교실 지도가 이뤄진다. 유치원 방과 후 과정의 경우 유치원 3곳(8명)에서 파업에 참여하지만, 정규 교원을 대체 투입해 오후까지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부산교육청은 파업 단계별 조치 사항, 파업상황실 운영, 직종별 파업 대응 방안 등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직원 파업 대비 업무처리 매뉴얼'을 배포했고, 본청과 5개 교육지원청에 파업상황실을 설치·운영하며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편 전국학교비정규직 노조 부산지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는 이날 오전 부산교육청 앞에서 교육공무직원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교육 현장에서 자행되는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경고의 의미를 담아 학교를 잠시 멈춰 세웠다"며 "교육부와 정부는 교육공무직의 차별 해소와 직무 가치 인정을 위한 책임있는 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기본급 정상화 △임금격차문제 해소 △복리후생수당 동일기준 적용 △임금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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