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걱정·불안으로 잠 못 자"
"해제 뉴스 듣고 안도의 한숨"
- 장광일 기자,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조아서 기자 = 한밤중 일어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시민들이 충격과 불안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8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로부터 2시간 30여 분 뒤인 4일 오전 1시 1분쯤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이어 오전 4시 30분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
자기 직전 TV로 사태를 접한 박의령씨(63)는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며 "어릴 적 계엄령을 겪었던 세대로서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안이 만장일치로 의결된 것을 보고 억지로 잤다"며 "아침에 해제됐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마음이 진정이 안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도환씨(27)는 "자기 전 부모님과 TV로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 등 단어와 함께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을 보고 충격이 컸다"며 "전날 오후 11시 50분쯤 직업군인 친구로부터 '비상소집 명령이 떨어져서 지금 바로 출근해야 한다'는 연락도 받아 더욱 위기감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인들과 시민들이 대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 불안은 물론이고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사태로 다친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민석군(17)은 "부산에 살고 있으나 인터넷 신문에서 보이는 장갑차와 헬기가 서울 한 도로에 있는 모습이 정말 무섭게 느껴졌다"며 "역사 교과서에 실릴만한 내용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만큼 역사와 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했다.
김 모씨(51)는 "당시 너무 갑작스럽고 당혹스러운 소식에 대학생인 딸과 아들에게 밖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불안한 마음으로 겨우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계엄령이 해제돼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안도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에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내일 정상 등교하는 거 맞냐", "학생들 등교시켜도 되냐" 등 학사 일정에 대한 학부모 문의 100여 통 이상이 쏟아졌다.
또 부산지역 시민단체과 야당은 성명, 연설, 결의대회를 통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국민의 기본권도 심각하게 침해받을 수 있는 폭거"라며 "대통령은 국민과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와 정당 대표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모여 비상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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