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학대로 숨지게 한 30대 아빠, 딸도 베이비박스 유기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2019년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해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30대 남성이 앞서 태어난지 이틀 된 딸을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또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유기·방임)로 기소된 남편 A씨와 아내 B씨에게 징역 10개월과 8개월에 각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B씨는 2017년 7월 29일 서울 관악구 한 교회에 마련된 베이비박스에 태어난지 이틀된 딸을 몰래 두고 온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당시 어려운 경제적 상황으로 자녀가 태어나도 제대로 양육할 수 없다는 생각에 베이비박스 관련 인터넷 기사를 읽고 이 같은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앞서 2018년 12월 말부터 2019년 1월 18일까지 생후 2개월된 아들이 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하루에 약 15시간 가까이 온몸을 샤워타월로 강하게 묶어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학대하고, 머리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2015년 5월 혼인한 이들 부부는 원룸에서 거주하며 컴퓨터 6대로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채굴해 이를 판매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당시 3500만 원 상당의 대출금으로 인해 추심업체로부터 강제집행 신청이 들어오고 휴대전화 요금, 가스 요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였다.

게다가 육아로 인해 아이템 채굴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아들이 폐렴에 걸려 예상하지 못한 치료비까지 쓰게 되자 모든 원인을 아들의 탓으로 돌리며 학대 행위를 일삼았다.

이로 인해 2020년 3월 형을 확정받아 수감 중이던 A씨는 앞서 부부가 함께 저지른 아동 유기 범행이 드러나면서 추가로 처벌을 받게 됐다.

목명균 판사는 "자녀이자 신생아인 피해아동을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유기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해아동이 현재 입양돼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유기 장소가 피해아동이 비교적 잘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었던 점 등을 유리하 정상을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