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플라스틱 협상 시작…부산 곳곳 "강력한 감축 협약 촉구"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을 성안하기 위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시작된 가운데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협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부산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INC는 지난 2022년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INC는 이후 우루과이·프랑스·케냐·캐나다에서 열렸고, 25일부터 7일간 벡스코에서 5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INC엔 약 170개 유엔 회원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약 3500명이 참석한다.
이번 협상에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 경기장에서 건물 10층 높이에 가로 30m, 세로 24m의 초대형 눈 깃발 '#We Are Watching"을 띄웠다.
이 깃발은 스위스 예술가 댄 아처와 단체가 협업해 만든 작품으로 협상장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단에게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제작됐다.
깃발 아래에서 김나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요트경기장에 떠 있을 깃발은 전 세계 시민 6500여 명의 얼굴 사진으로 만든 것"이라며 "전 세계 시민이 정부 대표단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캠페인 리더는 "각국 정부 대표단은 특정 산업의 이익이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강력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만이 우리 모두의 건강, 지역사회, 기후,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플라스틱협약 부산시민행동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환경단체 '플뿌리연대'는 벡스코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미 지구는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고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산하는데 5초, 쓰는데 5분,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며 "1907년 만들어진 최초의 플라스틱조차 아직 분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500년이 지나 분해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플라스틱을 우리는 매년 4억 톤 이상 생산하고 있으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며 "플라스틱은 대부분 화석연료로 만들어지고 추출부터 소각까지 모든 생애 주기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이번 협상 개최국인 대한민국의 2020년 기준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연 88㎏으로 이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하는 수치"라며 "그러나 정부는 적극적인 폐기물 감축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상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구속력 있는 목표와 이행 계획이 담긴 협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개최국으로서 책임지고 이 협약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그린피스와 플뿌리연대는 지난 23일 시민 행진을 비롯해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벡스코에서 국회 기후변화포럼, 환경운동연합, 지구의벗 등 환경단체들의 간 간담회가 열린다. 이 간담회에선 플라스틱협약에 관한 요구사항, 우리 정부와 국회의 역할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30일엔 부산도시공사 아르피나에서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플라스틱 문제와 해결 방안' 주제의 포럼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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