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229개 번호 관리…대포폰 변작기 관리책 징역 5년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국내에서 대포폰을 개설해 원격조정앱으로 인터넷 번호를 '010 번호'로 바꿔준 중계기 관리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해외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고정형 중계기의 위치 노출이 잦아지면서 숨기기 용이한 휴대전화 중계기를 활용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부산 기장군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이폰 단말기와 유심을 준비한 뒤 총 229개 휴대전화 번호를 관리하며 보이스피싱 조직원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에 원격조정 앱을 깔아 조직원이 해외 발신 번호 '070'으로 전화를 걸 때 국내 번호 '010'로 변작해 준 혐의를 받는다.

이 조직원은 변작된 국내번호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를 사칭하며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였고, 이 기간 피해자 115명으로부터 35억8000만원을 편취했다.

A씨는 전화번호 변작 중계 휴대전화를 관리하는 대가로 매달 250만~400만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범행에 가담한 다수인이 각자 분담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체 범행이 완성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비교적 단순한 행위만 분담한 가담자들도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A씨 역할은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고 이를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 금액도 다액으로 피해규모가 큰 점,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비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