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봉지 뜯었더니 케타민 우수수…베트남서 온 마약 택배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라면봉지에 숨긴 케타민을 밀수입한 베트남 국적의 20대 유학생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 유학생 A 씨(22)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대전 모 대학교에 재학중인 A 씨는 지난 4월 초 베트남에 있는 B 씨와 공모해 1330여만 원 상당의 케타민 205g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케타민을 비닐팩 20개로 소분해 라면봉지 속에 넣어 과자, 국수 등과 종이상자에 담아 식품 배송인 것처럼 꾸민 국제 택배를 A 씨에게 보냈고, A 씨는 이 국제택배가 베트남에서부터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운송경로를 추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같은달 4일에는 대전 동구 거주지 옥상에서 C 씨에게 15만 원을 받고 신종 마약 9ml를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다른 신종마약 판매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한 피의자의 수사 협조를 받아 판매자 A 씨와 현금 거래가 성사됐고, 거래를 하기 위해 옥상에 나타난 A 씨를 긴급체포한 뒤 현금 15만 원과 A 씨의 휴대폰을 압수했다.

이에 A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경찰이 야간에 주거지에서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은 '야간집행의 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수집된 증거의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전자정보를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방법으로 압수할 수 있었는데도 어떠한 조지 없이 휴대전화 원본을 반출했고, 이후 휴대전화를 열람·탐색하는 과정에서 A 씨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위법한 방법으로 증거가 수집됐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서 원칙적으로 '야간에 영장을 집행해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영장에 기재된 경우 허용하고 있어 상대적 제한에 불과하고, 영장에 의하지 않은 강제처분은 압수수색에 앞서 영장에 이러한 기재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존재한다"며 "야간 압수물은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 사유인 신종마약 판매 범행과 관련성이 있고,체포된 A 씨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은닉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제택배 수취인의 전화번호가 A 씨의 휴대전화와 일치하고, 이 휴대전화 안에서 A 씨가 흰색 가루가 담긴 비닐팩을 저울 위에 올려놓고 촬영한 동영상도 저장돼 있다"면서 "긴급체포 당시 A 씨는 C 씨에게 받은 15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취급한 마약류의 종류, 수입한 케타민의 양이 상당한 점에 비춰 죄책이 중한데도 휴대전화의 소유권을 부인하면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이 법정에 이르러서도 모든 증거들을 위법수사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며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범행 후 태도도 매우 좋지 않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