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 "인수기업, 노동자 고용 승계 보장해야"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2019년 문을 닫은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부지에 새로운 호텔 건립이 추진되는 가운데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들이 고용 승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노동조합은 2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자리를 앗아간 부당한 기업에 정당한 고용 승계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해운대그랜드호텔은 2019년 문을 닫은 뒤 2020년 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플러스'에 매각됐다. 엠디엠플러스는 생활형 숙박시설, 오피스텔 등을 짓기 위해 호텔을 철거했으나 이후 다시 초고층 호텔을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체는 "호텔 노동자 300여 명은 1996년 문을 연 뒤 20년간 성실하게 근무했으나 호텔의 폐업과 매각으로 길거리에 내몰렸다"며 "당시 노조가 있었음에도 호텔 측은 그 어떤 소통 없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또 "손련화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사장은 2019년 12월까지 노사협의회에서 호텔 매각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다음 해 3월 바로 매각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2480억 원에 달하는 매각비용이 하루 만에 이체되고 2012년 체결된 엠디엠플러스와 호텔의 양해각서가 발견되는 등 계획적인 매각에 대한 정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노동자 중 15명은 사직서를 아직까지도 제출하지 않았으나 해운대구에 접수된 폐업 신고서에는 직원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퇴직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검찰, 부산시, 금융감독원은 엠디엠플러스와 해운대그랜드호텔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엠디엠플러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들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기업은 "당사는 부동산 개발회사로 해운대그랜드호텔에게서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했다"며 "해운대그랜드 법인을 인수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해운대그랜드호텔 측으로부터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 받을 당시 전 호텔 직원 일부가 부동산의 일부를 불법점거한 사실이 있다"며 "이에 불법점거자를 상대로 '퇴거 등 가처분신청'을 했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이들에게 '퇴거 및 인도명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엠디엠플러스는 불법점거자들에게 형사고발을 했고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단순한 토지와 지상건물 매수자로서 고용 승계가 되지 않으며 불법 점거자들의 부당 해고 상대방은 해운대그랜드호텔이지 엠디엠플러스가 아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기자회견을 연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들은 불법점거를 했던 법법자일 뿐 당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그러나 이들의 허위사실 유포로 회사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이들이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거나 재산권을 위법 부당하게 침해한다면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