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시민단체 "데이터센터 부지에 아파트 건설은 특혜 행정"

"공공사업 훼손…편법 개발 근거돼 개발업자 꼼수 조장할 것"

김해 시민단체가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데이터센터 부지에 아파트 건설을 시도하는 용도변경을 중단하고 인허가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김해환경운동연합 제공)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지역 시민단체가 지난해 건립이 무산된 NHN데이터센터 부지에 김해시가 대단지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자 용도변경 중단과 인허가 취소를 촉구했다.

김해환경운동연합 등 김해지역 10개 시민단체는 20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된 NHN데이터센터 부지에 아파트 전환을 시도하는 특혜성 행정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자연녹지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은 데이터센터 건립이 전제조건이었다. 단순 아파트 건설을 허용하는 것은 편법적인 용도 변경이며, 인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요청하는 인허가 변경을 허용하고 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행정기관의 재량권을 일탈해 남용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500명 규모의 양질의 신규 일자리가 사라졌고 지역 발전의 새 전환점이 될 수 있었던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무산됐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220억원의 일회성 공공기여금은 NHN이 제시한 미래 가치와 비교할 수 없고 도시발전의 장기적 비전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으로 향후 유사한 편법 개발의 근거가 돼 개발업자들의 꼼수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며 "시는 부동산 개발이익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도시개발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20년 6월 경남도와 김해시, NHN, 현대산업개발은 ‘NHN㈜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김해 부원동에 5000억원을 들여 NHN은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센터를 짓고 현대산업개발은 821세대의 스마트홈 시범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당초 건립이 예정된 데이터센터는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고 연구개발센터에 필요한 인력 500여명도 모두 지역인재를 고용하기로 해 지역사회의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NHN과 현대산업개발이 건설경기 위축과 투자환경 악화를 이유로 사업 포기 의사를 밝히고 같은해 11월 사업 포기를 공식 발표하면서 데이터센터 건립은 무산됐다.

이후 김해시가 도시개발사업 인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을 진행하자 현대산업개발은 사업부지 용도를 일반상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고 '공동주택 및 데이터센터'로 허가 받은 개발계획을 '공동주택'으로 변경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22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는 지난 8월 7일 인허가 취소 시 사업 부지 장기 방치와 난개발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고 해당 부지가 개발압력이 높은 도심 내 미개발 잔여지인 점 등을 종합 검토해 현대산업개발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