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전쟁고아 美 린디씨 '명예도민' 선정 "국내 아동 후원"

매년 진해 희망의 집에 후원, 아이들 미국 초청까지 지원
"고국 명예도민 돼 감격, 가족들과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

경남도가 명예도민으로 선정한 린디씨.(경남도 제공)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도는 전쟁고아의 배경을 갖고 국내 아동을 꾸준히 후원해 온 린디 순 커리(Lindy Soon Curry, 한국명 이정순)를 경남 명예도민으로 선정했다.

도는 지난 16일 미국 콜로라도 주에 거주하는 린디씨를 이영아 경남도 LA사무소장이 찾아 박완수 경남지사를 대신해 명예 도민증을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1953년 생인 린디씨는 6·25 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발견돼 '진해 희망의 집'으로 보내졌다.

린디씨는 이 기관에서 3년을 지내다 1957년 홀트입양기관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는 미국에서 성장해 배우자인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와 가정을 이루고 1995년 서울 동부사회복지관에서 한국인 아기를 입양했다.

린디씨 가족은 2000년 10월 한국에 방문해 '진해 희망의 집'을 찾았고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분기별로 '진해 희망의 집' 아이들에게 선물과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린디씨의 선행은 미국에서 '진해 희망의 집' 아이들을 후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 ‘Bridge of Hope’을 설립까지 이어졌다.

그는 현금 후원과 함께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을 돕기 위해 피아노와 첼로 등의 악기도 지원했다. 도가 파악한 현금 후원액은 3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원 뿐만 아니라 린디씨는 매년 2~3명의 '진해 희망의 집' 아이들을 한 주씩 미국에 초청해 미국 문화를 체험하고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프연주자인 린디씨는 자신의 배경을 잊지 않고 한국의 전래동화를 전파하는 스토리텔링을 전공해 미국에 한국 전통 민담을 알리는 활동도 해왔다.

이같은 사연을 접하게 된 사회복지법인 경신재단은 경남도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린디씨를 경남도에 명예도민으로 추천했다.

린디씨는 명예도민증 전달식에서 "가슴 속에 묻어둔 고국의 경남도 명예도민이 돼 감격스럽다"며 "잊지 않고 기억해 줘 가족들과 함께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종우 도 복지여성국장은 "국경을 넘어 모국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보여준 린디씨의 헌신은 큰 감동을 준다"며 "나눔과 사랑의 가치가 경남도민에게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