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대자보 왜 떼"…창원대 민주동문회 대학본부 규탄

학생들 "사회 비판글 게시할 수 없는 '글틀막' 대학 돼"

창원대 민주동문회 '창우회'가 11일 창원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본부의 대자보 철거를 규탄하고 있다. 2024.11.11 ⓒ 뉴스1 박민석 기자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최근 창원대 학생들이 학교 출신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비판한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붙인 가운데 이를 철거한 대학본부를 두고 창원대 동문들이 비판에 나섰다.

창원대 민주동문회 '창우회'는 11일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창원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창원대는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일 저녁 창원대 캠퍼스 곳곳에는 '명태균 게이트'를 비판하는 대자보 10여개가 붙었다.

이들 대자보에는 이태원 참사, 역사 왜곡, 친일 논란, 의정 갈등 사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등 현 정부에서 빚어진 주요 사건들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탄핵과 현 상황이 다르지 않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또는 탄핵에 나서야 한다고 적혔다.

한 대자보는 "우리 창원대를 졸업하신 명태균 선배님, 선배님은 우리학교 최악의 수치이자 최악의 결과물(아웃풋)입니다"며 "선배님이 대통령을 쥐락 펴락한다는 걸 알고 창원대 학생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다음날 이들 대자보를 철거했다. 당시 창원대 관계자는 "학교 규정상 게시물은 허가를 받고 붙이게 돼 있다"며 "붙여진 대자보는 허가를 받지 않고 게시했기 떄문에 학교는 규정에 따라 대자보를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회견에서 동문회는 "언제부터 우리 대학이 학생들이 사회에 대한 비판 글 하나 게시할 수 없는 '글틀막' 대학이 됐냐"며 "한 학과에서는 대자보 작성자 색출을 시도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건희·명태균의 공천개입, 국정농단으로 민주주의는 유린됐고 법치는 무너졌다"며 "이러한 때 진리와 정의의 상아탑이자 민주주의의 샘터인 대학에서 대학생이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학본부는 창원대 학생들의 건전한 비판정신을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며 "대학본부의 비민주적인 행위를 규탄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밤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대자보를 철거하자 6일 밤에도 대자보를 다시 붙였다. 현재 대자보는 철거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명태균씨는 창원대 산업비즈니스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모교인 창원대에 1억원을 기탁하기로 해 창원대 대학본부 1층 로비 벽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다만 명씨는 실제 약속한 1억원에서 2000여 만원만 대학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