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옛 백병원 부지' 결국 670여 가구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시가 24년간 방치된 삼계동 옛 인제대 백병원 부지를 종합의료시설 용지에서 공동주택 용지로 지구단위계획 상 토지 용도를 변경했다. 해당 부지에는 67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건립될 예정이다.

송홍열 시 도시관리국장은 11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계동 옛 백병원 부지에 공동주택 건립을 위한 북부지구 지구단위 계획 변경에 대한 민간 시행자 제안에 대해 토지 용도 변경을 결정해 고시했다"고 밝혔다.

김해시 삼계동 1518번지 일원에 있는 3만 4139㎡의 북부지구 종합의료시설 부지는 지난 1996년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시에 대학병원(백병원)을 건립하겠다고 요청해 시로부터 141억 7000만원에 매입했다.

인제학원은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해당 부지에 병원을 짓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다 지난 2022년 2월 민간 부동산업체 ㈜굿앤네트웍스에 385억 1000만원을 받고 매각했다.

인제학원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민간업체는 2022년 11월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공동주택을 짓게 해달라고 제안했지만 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이에 민간업체는 경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시는 지난해 11월 인제학원을 상대로 토지 가액을 반환해달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해시가 인제학원의 매각 과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반대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올해 9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송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가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상대로 낸 백병원 부지 관련 가액 반환 청구소송에서도 1심 기각이 결정돼 여건이 변화했다"며 "이에 행정절차 결과, 도시기본계획, 시의회 의견, 주민공청회, 북부동 주민 총회, 공공기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변경을 결정했다"고 지구단위계획 변경 경위를 설명했다.

시는 민간업체로부터 해당 부지를 현 종합의료시설에서 공동주택용지로 변경했을 때 토지감정가 차액을 공공기여 받기로 했다. 송 국장은 이에 대해 "차액은 별도의 기금으로 들어오게 된다. 기금은 북부동 교통·주차 문제 개선이나 도시계획시설 개선 등 공론화위를 통해 주민 소통·협의를 거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업체는 부지 내 근린생활시설 안에 29병상 규모의 아동전문의원(700㎡)도 지어 시에 기부 채납한다. 또 서측 단독 주택지와 접한 2543㎡의 부지에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송 국장은 "공동주택부지 면적도 일부 축소해 통행량이 많은 남측과 서측 도로를 확장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송 국장은 "그간 상급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종합병원 유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무기한 방치보다는 계획적 개발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변경을 결정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한편 홍태용 김해시장은 지난 6·1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시절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당 부지가 부동산 업체에 매각된 것을 아쉬워하며 "20년 이상 의료 용도라는 목적성 부지로 묶여있던 부지를 타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장이 되면 웰니스(WEellness) 거점과 권역별 24시간 아동전문병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