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나온 창원대에 "선배님 부끄럽습니다" 대자보 10여개 붙어

4일 저녁 캠퍼스에 대자보 붙어…현재 일부 철거
"대통령 쥐락펴락 한다는 걸 알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지난 4일 창원대 캠퍼스에 '선배님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붙여진 대자보(독자제공)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논란의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의 출신 대학에 명 씨를 비판하는 재학생들의 '대자보'가 붙었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저녁 창원대 캠퍼스 곳곳에 10개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이태원 참사, 역사 왜곡, 친일 논란, 의정 갈등 사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등 현 정부에서 빚어진 주요 사건들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탄핵과 현 상황이 다르지 않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또는 탄핵에 나서야 한다고 적었다.

한 대자보에는 "우리 창원대를 졸업하신 명태균 선배님, 선배님은 우리학교 최악의 수치이자 최악의 결과물(아웃풋)입니다"며 "선배님이 대통령을 쥐락 펴락한다는 걸 알고 창원대 학생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김건희, 명태균 모두를 심판합시다. 진보니, 보수니 이념이 무슨 상관입니까"라며 "나라가 망해가고 있데, 눈에 뻔히 보이는데, 외면하고 손놓은 채로 안주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지난 4일 창원대 캠퍼스에 붙여진 대자보 모습.(독자 제공)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을 지적한 대자보에는 "박근혜를 기억하십니까 박근혜가 탄핵된 가장 큰 이유는 최순실의 꼭두각시 였기 때문"이라며 "현재도 똑같습니다. 윤석열도 김건희에게 국정 전반을 맡기고, 명태균 한 마디에 선거 공천에도 개입하는 범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걸 국정농단이라고 합니다"라고 적혔다.

친일논란과 역사왜곡을 지적한 대자보에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발행한 '대한민국 100년 통사'라는 책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국가에 유해한 반동·반역이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며 "소녀상 테러, 위안부 매춘부 발언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이 이어지고 홍범도 장군의 흉상도 철거하려 하면서 역사지우기를 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 중 한명인 이주화 학생(조선해양공학과 재학)은 "최근 국정농단 관련으로 명태균 씨가 계속 언론에 노출되고 있는데 그 분이 창원대 출신이라고 들었다"며 "창원대에서 먼저 무언가를 해야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같은 생각을 가진 학생들과 대자보를 썼다"고 말했다.

현재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는 학교 측이 일부 철거한 상태다. 창원대 관계자는 "학교 규정상 게시물은 허가를 받고 붙이게 돼 있다"며 "이번에 붙여진 대자보는 허가를 받지 않고 게시했기 떄문에 학교는 규정에 따라 대자보를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태균씨는 창원대 산업비즈니스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