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내리고 인공장기 '장루' 꺼내며 위협…"느그 얼굴 다 기억했다"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번화가인 남포동 일대에서 인공장기 '장루'를 꺼내 보이며 상인과 손님을 상습적으로 위협한 50대 남성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특수협박,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0대)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중구 남포동 포장마차 거리와 자갈치시장 일대를 누비며 상인과 손님을 상대로 욕설을 하거나 얼굴에 침을 뱉는 등 시비를 걸며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3월 16일 새벽 중구 한 포장마차에 찾아가 바지를 내리고 자신의 인공장기 '장루'를 꺼낸 채로 업주에게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 다수의 손님들이 놀라 도망가게 만들었다. 장루는 정상적인 배변이 불가능한 환자의 복부에 구멍을 내 장 일부를 배 밖으로 꺼내 고정시켜 만든 인공항문이다.

앞서 2월 21일 밤에는 중구 한 식당 안에 들어가 테이블 위에 있던 가스버너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업주를 발로 찼다. 이에 업주가 경찰에 신고하자 현행범으로 체포되기 전까지 소란을 피우며 "내가 느그 가게랑 니 얼굴 다 기억해놨다, 경찰서 갔다가 나오면 그 때 보자. 내가 다시 와서 불 지를 거다"라며 협박했다.

또 A씨는 지난 1월 11일 밤 중구 한 가게에서 관리하는 수도를 허락 없이 사용하던 중 이를 가게 주인에게 제지당하자 가지고 있던 칫솔로 주인의 목과 가슴을 수회 찌르기도 했다.

이 외에도 A씨는 길에서 만난 20대 커플에게 이유 없이 욕설을 하고 얼굴에 가래침을 뱉고 박치기를 하거나, A씨 일행에게 허락을 받고 다 마신 술병을 치운 건물 경비원에게 "술을 치웠으니 새 술을 달라"고 행패를 부리는 등 온갖 패악질을 일삼아 이 기간 경찰에 접수된 A씨의 행패 신고는 90여 건에 달했다.

A씨는 2021년부터 남포동 일대 포장마차와 상점을 운영하는 다수의 상인들과 손님들을 상대로 행패를 부렸는데 이로 인해 112 신고 또는 고소를 당하자 반성은커녕 앙심을 품고 지속·반복적으로 이들을 괴롭온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술에 취한 상태로 일면식 없는 사람들을 이유 없이 폭행하거나,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또는 식당에서 소란을 피워 업무를 방해하는 등 이른바 '주폭(酒暴)' 성향의 범행을 저지르면서 주변 사람들과 상인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꾸짖었다.

이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들을 다시 찾아가 보복 목적으로 협박하는 등의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중한데도 범행을 전부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들이 자신을 음해했다는 취지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누범 기간 중임에도 재차 범행들을 저질렀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보인 태도 등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술에 취해 저지른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폭행과 협박의 정도가 비교적 무겁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