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냄새나는 '거제포로수용소 유적', 시민공원으로 탈바꿈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공유재산 취득 동의안' 상임위 통과
역사적 가치·잔존 유적 보존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제포로수용소 전경.(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제공)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 거제시가 노후한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 시설을 철거하고 시민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거제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공유재산 취득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 동의안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소유한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일원의 소유권을 거제시로 이전해 시민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제포로수용소는 6·25전쟁 당시 인민군과 중국군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로, 현재 경남도 문화재 자료 제99호로 지정됐다.

한때는 전쟁역사의 교육장으로 거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지만, 낙후된 시설과 부족한 관광 콘텐츠로 방문객이 꾸준히 감소하고 경쟁력도 약화된 상태다.

이를 개선하고자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2018년부터 포로수용소 리뉴얼 사업을 추진했지만, 소유 주체가 지방공기업이라 국가공모사업 선정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거제시는 유적공원을 시 소유로 전환해 역사적 가치와 잔존 유적을 보존하면서 시민들이 여가와 휴식 공간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 시민공원화를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 용역을 실시해 역사적 의미를 담은 개방형 공원 조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11월 1일 취득 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원화 추진 과정에서 포로수용소의 역사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포로수용소는 한국전쟁의 아픔과 교훈을 담고 있는데, 공청회나 토론회를 통한 숙의 과정도 없이 공원화를 추진한다"며 "최소한의 철거와 시설 고도화로 유적공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본계획은 기존 유적지인 유적박물관을 제외한 나머지 공원 시설을 철거하는 방향"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실시설계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포로수용소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