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55보급창 화재 19시간 만에 완진…미군·부산소방 합동조사(종합)

샌드위치 패널 구조 냉동창고서 불
내부 공사로 우레탄·고무 등 산적…인명피해는 없어

25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 55보급창 창고동 화재 현장에서 소방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2024.10.25/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55보급창에서 발생한 화재가 19시간여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2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4분쯤 동구 범일동 55보급창 내 냉동창고에서 난 불이 완진됐다. 화재 발생 19시간 만이다.

불은 전날 오후 6시 31분쯤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1시간여 뒤인 오후 7시 55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이후 소방은 큰불을 잡고 주변으로 연소 확대를 막으면서 이날 오전 1시 3분께 다시 '대응 1단계'로 하향했으며, 오전 7시 24분쯤 초진됨에 따라 경보령이 모두 해제했다. 초진 이후 잔불정리 등 완진까지 6시간이 추가로 소요됐다.

불이 난 냉동창고는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순식간에 화재가 창고 전체로 퍼지면서 지붕 위로 불이 치솟았다. 창고의 면적이 큰 데다 내부에서는 배관 등 공사 작업이 이뤄지던 중이어서 산적해 있던 공사 자재, 우레탄, 고무 등 가연성 물질이 불길을 더욱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다량의 분진과 검은 연기가 뿜어올라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번져나갔고, 불안을 느낀 주민들의 관련 신고가 소방에 30여건 접수되기도 했다.

다행히 당일 작업을 마친 작업자들은 화재 발생 1시간 전 창고를 빠져나온 상태였으며, 불길이 다른 건물로 옮겨붙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오전까지 자욱한 회색 연기가 이 일대에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과 등굣길 학생들은 기침 등 증세를 보이며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군사 보안시설인 55보급창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출입이 제한돼 우리나라 경찰은 진입하지 못했으며, 부산 소방의 장비 51대와 소방력 163명이 허가를 받아 미군 소속 소방대 차량 3대, 인력 11명이 함께 화재 진화에 나섰다.

화재 원인 조사는 미군과 부산 소방이 합동으로 실시한다. 다만 조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는다.

소방 관계자는 "주한미군지위협정에 따라 조사 결과 등은 공유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55보급창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 군수 물자를 보관하기 위해 조성됐다가 1950년 8월 이후로는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를 일시적으로 보관·저장해 전국의 미군 부대로 보급하는 창고다.

24일 오후 6시31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 55보급창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부산시 도시침수 통합정보시스템 CCTV 캡쳐) 2024.10.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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