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강아지 불법 번식 알면서도 눈감아준 강서구 규탄"

25년간 불법 동물 생산·학대

22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동물보호단체가 최근 벌어진 강아지 불법 번식장 사건에 대한 강서구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루시의친구들 제공)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최근 부산 강서구 낙동강 상수원 인근 한 무허가 강아지 번식장에서 600마리 불법 번식과 학대를 벌여 동물보호단체 '루시의친구들'에 적발된 가운데 이들 단체가 강서구청에 엄정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루시의친구들은 22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번식 알면서도 눈감아준 강서구와 동물구조 외면하는 부산시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부산 강서구 낙동강 인근에서 25년간 불법 동물 생산을 저지른 번식업자가 지난 17일 단체에 적발됐다"며 "단체는 당초 180여 마리 규모에 대한 학대가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으나 실제로는 600여 마리가 학대당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단체는 충남 보령시, 경기 화성시 등 다양한 현장을 봐왔다"며 "그러나 이번 강서구 불법 번식 현장은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강서구는 이 업자의 동물 학대와 불법영업 행위를 알면서도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 번식업 규정에 관해 한 번도 고발이나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구는 2020년부터 수차례 행정 점검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고 했으나 여전히 동물들은 고통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업자는 다른 지역에서 소규모 동물생산업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소규모 생산업은 5kg 미만 동물을 20마리 이하로 사육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현장에는 규정의 30배에 달하는 동물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서 불법으로 사육된 동물들은 반려동물 경매장을 통해 펫숍으로 넘겨졌다"며 "강서구 불법 번식장에서 발견된 거래 전표에서는 부산에 있는 경매장의 위치와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부산시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학대 동물 보호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불법 영업자에 대한 단속 강화는 물론 이번 사건에 대해 20년간 모르쇠로 일관한 강서구청에 대한 엄책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