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창원 어학원, 외국인 강사 임금도 체불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3개월 치 학원비를 미리 받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폐업을 통보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남 창원지역의 대형 어학원이 원어민 강사 임금도 체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일반노조 부산본부 외국어교육지회는 18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회견을 열어 해당 어학원과 관련해 "이주 노동자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2일 어학원 2곳이 폐업하면서 어학원에서 일하던 노동자들 임금과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사용자는 4대 보험도 미납했고 월급뿐만 아니라 원어민 강사 월세도 지급하지 않아 한 강사는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들 원어민 영어 강사는 모두 이주노동자로서 사용자의 이직 동의서가 있어야만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며 "다행히 어학원장을 통해 이직동의서는 받았지만 현재 원어민 강사 채용 시기가 아니다 보니 강사들은 어학원과의 계약기간 종료일까지 구직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강제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지회장은 영어 강사는 "해당 어학원과 운영사는 학원을 폐쇄하고 파산을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할 문서조차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 강사들은 급여를 받지 못해 일상생활이 극도로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개월간 어학원은 외국인과 한국인 노동자 모두를 착취하며 '급여 등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계속 수업을 진행하도록 유도했다"며 "어학원은 교사들에게 체불 임금을 지급할 의도가 없었고, 이는 운영사가 어학원을 폐쇄하기 전날까지 부모들로부터 수업료를 받았다는 사실로 분명해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회견 후 고용부 창원지청에 해당 어학원의 임금체불과 관련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폐업한 어학원 2곳에선 영어 강사와 버스 기사, 행정직원 등 총 43명이 근무했다. 이 중 원어민 강사는 11명이고, 그 가운데 10명이 노조 소속이다.

노조에 따르면 원어민 강사 조합원 1인당 급여와 퇴직금 등 체불 임금은 700만~1500만원가량이며, 조합원 전체의 체불액은 1억원가량이다. 조합원이 아닌 강사와 한국인 직원 등을 포함하면 체불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해당 어학원들은 8월 초 할인 행사를 통해 원생을 모집하면서 1인당 3개월 치 학원비 50만~70만원을 받곤 이달 3일 갑자기 폐업을 통보하면서 학원비를 환불하지 않았다. 교육청에 신고된 어학원 2곳의 정원은 총 880명이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