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격전지' 전남 영광·부산 금정 '예측 불허' 접전 양상(종합)
영광,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비투표층' 30% 주목
'20.63%' 열기 덜한 금정…여·야 모두 "유리하다"
- 조아서 기자, 서충섭 기자
(부산·영광=뉴스1) 조아서 서충섭 기자 = 오는 16일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전남 영광과 부산 금정이 사전투표율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각 정당마다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다양한 해석이 분분하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영광군수 사전투표율은 43.06%를 보였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는 41.44%로 뒤를 이었고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27.9%,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20.63%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8.28%를 기록했다.
영광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이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전국 최대 격전지다. 이재명, 조국, 김재연 야3당 대표가 모두 참전하며 대표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면서 선거전도 뜨겁게 달아오르자 사전투표에서만 이미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한표를 행사했다.
반면 선거 지역 중 유일하게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며 영광과 더불어 최대 관전 지역으로 주목을 끈 금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 보수 텃밭을 수성하려는 한 대표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이 대표의 공세가 맞붙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것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계열 정당이 선거에서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계열이 유리하다는 정치권 통설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의 경우 이러한 선거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특히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제도가 안정화하면서 사전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역으로 전체 투표율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 엇갈린 사전투표 열기가 최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이다.
사전투표가 첫 도입된 6회 지방선거에서 영광은 사전투표율은 22.74%, 전체 투표율은 75.2%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김준성 후보가 54.72%로 새정치민주연합 정기호 후보 45.27%를 꺾었다.
7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33.21%로 올랐으나 전체 투표율은 70.6%로 4년 전보다 4.6%포인트 떨어졌다. 민주당으로 복당한 김준성 군수가 85.02%로 민주평화당 김연관 후보를 14.97%로 손쉽게 이겼다.
8회 지방선거는 사전투표가 41.68%로 높아졌으나, 전체 투표율은 70.2%로 다시 0.6%포인트 떨어졌다. 10·16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무소속 강종만 전 군수가 51.12%로 민주당 김준성 후보 48.87%를 이겼다. 사전투표가 없던 2008년 6월 치러진 영광군수 보궐선거 당시 총투표율은 64.61%였다.
이에 이번 영광의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자연적인 사전투표율 상승추세 일환인지 아니면 '변화'을 갈망하는 민심일지 불분명한 가운데 야3당의 입장은 갈린다.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은 "민주당을 지켜주기 위해 시민들이 결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뒤지는 결과가 나오면서 불안감을 느낀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투표장으로 나오신 결과다"면서 "박지원 선대위원장 등 호남 국회의원들이 노익장을 보이고 한준호, 정청래 의원 등이 지역에서 거주하며 영광 민심을 움직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 측은 "높은 사전투표는 이번엔 꼭 바꿔보자는 정치혁신을 갈망하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다. 전과가 다수인 후보들이 당선돼서는 영광정치를 바꿀 수 없다는 평범한 군민들의 선량한 바람이 장현 후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 측은 "진심을 다한 호소와 믿음을 군민들이 높은 투표율로 호응해 주셨다. 이는 정치변화를 명령하는 강력한 민심이다. 비리와 철새정치를 끝내고 영광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다"라며 "이석하에 대한 지지는 윤석열 정권 심판의 단일 대오도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율 견인을 두고 각 당마다 엇갈린 해석에 더해 꾸준히 투표에 불참하고 있는 30%의 '비투표층'이 '진보·혁신' 바람이 거세게 분 이번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움직일 지도 변수로 남아 있다.
부산 금정의 사전투표율(20.63%)는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4개 지역 중 가장 낮다.
지난해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22.64%)보다 낮으며, 부산에서 가장 최근 치러진 2021년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금정구 사전투표율(20.62%)과는 유사한 수치다.
다만 사전투표는 본 투표와는 다르게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한다'는 적극 지지층이 주로 투표하는 경향이 있어 적극 지지층의 투표가 간절한 여야 모두 한달새 이재명·한동훈 당 대표의 부산 지원 유세를 적극 동원하는 등 사전투표 호소와 보궐선거 홍보에 발 벗고 나섰던 것에 비해 투표 열기는 다소 미지근하다는 평가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지역에 바람이 일어나면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번 금정구청장 보선의 경우 단일화, 여야 1대1 구도, 박빙의 여론조사 결과 등에도 불구하고 투표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은 모습"이라며 "일반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 즉, 정치 효능감이 발휘되지 않으면 정당의 지역 조직표로 승패가 갈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야 역시 각자의 셈범으로 유불리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야3당이 접전을 벌이며 투표 열기가 상당한 전남 영광 지역은 사전투표율이 43.06%로, 이와 비교하면 금정구는 절반 수준"이라며 "그만큼 금정의 야권 단일화가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본래 국민의힘의 텃밭인 금정구에서 앞선 선거와 비슷한 수준의 사전투표율로 차분하게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분위기가 본 투표일까지 이어진다면 역대 선거와 같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는 윤일현 후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당원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총선처럼 이른바 '막판 보수 바람'이 불면 위험하다는 걱정도 있었으나 사전투표율을 보면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차분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며 "부산 금정구는 유일하게 야권 단일화를 이룬 만큼 진보 지지층에게는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할 강한 동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의 경우 대통령과 당대표의 이견 분출로 보수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가는 동인이 약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의 적극성도 다소 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본 투표를 앞두고 진보층 결집을 위해 14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부산을 찾아 야권 단일후보인 김경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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