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치금 넣어라" 스토킹 수감 중에도 여기자 괴롭힌 50대 2심도 실형

검찰·피고 항소 모두 기각…징역 2년6개월 유지
피해자 "추가 범행 엄벌 탄원했는데…솜방망이 처벌 실망"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일면식도 없는 여성기자를 스토킹해 철창신세를 지고 있음에도 고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보복 협박과 모욕을 일삼은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허양윤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 대한 항소심에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2년6개월을 유지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경남 함안군 주거지에서 여기자 B씨가 작성한 기사에 공포심을 유발하는 댓글을 수십차례 적어 협박하고 B씨 소속 언론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칼럼 등에 B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댓글로 적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21년 11월 B씨로부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등 혐의로 고소당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등에 B씨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2022년 9월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3월 확정됐다.

A씨는 교도소 수감 상태에서도 B씨를 괴롭혔다. B씨에게 편지를 통해 속옷만 입은 여성 그림을 그려 보내거나 “너 때문에 갇혔으니 영치금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B씨의 직장 동료들에게도 편지를 보내 “내가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을 보이자 B씨가 질투심에서 나를 고소한 것”이라는 허위사실로 비방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이 상당 기간 지속,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두려움을 호소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A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 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징역 4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A 씨에 대한 1심 선고형이 가볍다며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B 씨도 “스토킹은 강력범죄의 전조이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항소심에서도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여러차례 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타당했다며 검찰과 A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B 씨는 항소심 선고 후 뉴스1에 "재판 중에 A 가 수감되기 전 나를 주인공으로 음란물을 만들어 '텍스트를 이용한 딥페이크'를 저지른 것까지 발견했는 데, 그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자살충동까지 느끼고 있다"며 "그 점을 재판부에 탄원서로 수차례 얘기하며 형량에 반영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솜방망이 처벌에 실망이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