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동거남 살해·시신훼손 20대 지적장애 남성, 항소심도 징역 15년

재판부 "심신미약 상태라고 볼 수 없어"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아빠'라 부르며 의지하던 70대 남성이 성 행위를 강요하고, 욕설과 폭행을 일삼자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한 20대 지적장애 남성이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25일 살인, 상해, 사체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부당하다는 A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으나 원심은 피고인이 범행 직전 상황에 대해 상세히 기억하고 있고, 행동의 양태, 의미,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행동한 점을 바탕으로 심신장애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고,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성인 범죄자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이 높은 상태로 판단됐다"며 "추후 분노나 적개심이 일어날 경우 또다시 충동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유지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A씨는 정신병원에서 만난 70대 B씨와 2023년 1월부터 동거하면서 B씨의 성 행위 강요와 잦은 폭행, 욕설에 참지 못하고 같은 해 12월 10일 B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사망했으나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신을 흉기로 훼손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의 위험성과 잔혹성 등 여러 측면에서 중형을 통해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크다"면서도 "살해를 계획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으며,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