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하단선 공사 구간 땅꺼짐 6개월 새 8건…박형준 "정밀조사"

시 감사위, 부산교통공사·시 철도시설과 감사 실시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119 배수지원 차량과 5톤짜리 트럭이 추락했다. 2024.9.23.(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 사상~하단선 지하철 공사 구간에 땅꺼짐 현상이 최근 6개월 사이 8건이나 발생하면서 시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 땅꺼짐 현상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각 한 차례씩 발생했다. 지난 달에는 3차례, 이달 들어 2차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21일 오전 8시 40분쯤에는 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려 공사 현장 인근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119 배수지원 차량과 5톤짜리 트럭이 추락했다. 당시 차량에 타고 있던 소방관 3명은 바로 빠져나왔으며 같이 추락한 트럭 운전자 1명도 구조돼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20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인근 싱크홀 발생 현장.(사상경찰서 제공)

지난 달 20일에는 경전철 공사가 진행 중인 사상 감전동 새벽시장 인근에서 지름 약 5m, 깊이 약 3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음 날인 21일에는 이곳과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직경 50cm, 깊이 1m 가량의 싱크홀이 생겼다. 이 사고로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1대가 파손되고 운전자 60대 남성이 부상을 당했다.

해당 도시철도 공사 구간 일대에서 땅꺼짐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시설 노후화와 많은 강수량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상구 관계자는 "책임 소재는 싱크홀 발생에 원인이 있는 쪽에 있다"며 "시설이 노후되거나 지반이 약하더라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의 영향에 따른 현상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 땅꺼짐 현상 발생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2024.9.23.(부산시청 제공)

박 시장은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시민께 불안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박 시장은 "주변 지반이 약한 데다 대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땅꺼짐 현상의 원인 규명을 위해 철저한 정밀조사를 시행하겠다"며 "사고가 우려된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예방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사전 보강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땅꺼짐 현상과 도시철도 공사와의 연관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달 중 시 철도시설과와 부산교통공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상-하단선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사상역에서 1호선 하단역까지를 잇는 총연장 6.9㎞의 경전철이다. 2015년 착공한 승학산 낙석 사고와 차량 기지창 이전 문제, 원청과 하청업체 간 갈등이 불거지며 사업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5년이나 늘어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