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식당 수도·가스 끊은 상가번영회장·입주민 대표, 집유

재건축 앞두고 '알박기' 갈등

부산지법 동부지원 입구. ⓒ News1 DB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주상복합아파트 상가에 수도와 가스를 마음대로 차단한 상가번영회 회장과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이동기 부장판사)는 수도불통 등으로 기소된 상가번영회 회장 A씨와 도시가스사업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아파트 입주자 대표 B씨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부산 남구 한 주상복합아파트 1층 상가에서 운영하는 함바식당의 수도관 밸브를 잠그거나 도시가스 밸브를 훼손해 식당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2년 12월 재건축 사업을 앞두고 있는 이 아파트 상가에 새로 입점해 영업을 시작한 함바식당이 소위 '알박기'(재건축을 앞둔 상가에 지분을 투자해 시세보다 높은 값을 불러 개발을 방해하는 행위)를 할 가능성을 우려해 인테리어 공사 때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식당을 내쫓고 싶었던 A씨는 식당이 임대차 계약을 맺기 전 상가 임대인이 관리비를 미납했다는 이유로 단수 조치했고, B씨는 상가와 완결된 가스배관은 주민들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가스밸브 주변에 쇠사슬을 담아 잠금 장치를 설치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내용 및 수법, 기간, 피해자가 입은 손해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히 A씨는 재판이 진행되던 최근까지도 피해자가 운영하는 식당에 연결된 수도관을 잠그는 등 범행을 반복해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식당 영업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어 심각한 경제적·정신적 손해를 입었고, 피해자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형사공탁한 점과 동종 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