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래 망미중앙시장·괴정상권 "디지털화로 활로 모색"

모바일 앱으로 오픈마켓 운영…배달 서비스도 실시

부산 연제구 연일시장에서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직원들이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을 벌이고 있다.2024.9.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전통시장 상인들이 향후 시장 경제를 걱정하는 가운데 '디지털화'를 통해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1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경기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지난달 체감 경기전망지수(BSI)는 55.4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2가 낮아졌다. 올해 4월에는 64.8까지 올랐으나 그 뒤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달 18∼22일 전통시장 1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100 미만이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부산 수영구 망미중앙시장 망미장터 로고.(망미장터 앱 갈무리)

한편 부산 수영구 망미중앙시장은 2020년 쿠팡, 마켓컬리 등과 같은 오픈마켓 형식의 모바일 앱 '망미장터'를 출시했다. 이 앱을 통해 김치, 생선 등 시장 상품은 물론 족발·분식 등 먹거리도 주문할 수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망미장터에 등록된 점포는 51개, 등록 물건은 2800여 개다.

또 시장은 자체 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배송 방식은 주문 접수 후 90분 이내 배달되는 퀵 배송, 3시간 이내로 가능한 당일 배송, 다음 날 새벽에 받을 수 있는 새벽 배송 3가지가 있다. 퀵 배송과 당일 배송은 시장과 인접한 부산 연제구, 수영구, 해운대구, 남구에만 적용된다.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된 2020년 10월부터 3년 10개월간 누적 수익은 3억 7130만 원, 누적 판매 상품 수는 6만 8800개로 나타났다. 또 매달 평균 850만 원의 매출이 기록되고 있다.

망미시장 상인회가 시장방문객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방문객 중 50% 이상이 망미장터를 보고 시장을 방문했다.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에 울산시청, 다른 전통시장 등 30여 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망미장터 관계자는 "2018년 코로나19와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업체의 도움을 받아 이 앱을 기획했다"며 "처음에는 시장 상인들도 반신반의했던 사업이지만 지금은 상인들이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미장터 운영 시작 이후 고객이 약 20%가 늘었다"며 "이제는 상인들이 나서서 커피, 샌드위치 같은 고객을 위한 간편식품 판매, 신상품 개발 등을 하고 있고 오프라인 방문객을 위해 시장 환경 개선, 시장 주차장 증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 괴정상권 온니샵 로고.(온니샵 앱 갈무리)

부산 사하구 괴정상권의 모바일 앱 '온니샵'도 전통시장 디지털화의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괴정상권은 2022년 '디지털 상권 르네상스 시범사업'에 선정된 뒤 3년간 60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의 일부로 온니샵이 추진되고 있다.

괴정상권 활성화 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괴정골목시장과 괴정샘터상가의 상점 40여 개와 인근 음식점 60여 개가 등록됐다. 상점 주문은 오픈마켓 형식, 음식점 주문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택배업체, 배달 서비스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사하구 내에는 1시간 이내로 배달되는 퀵 배송, 나머지 부산지역에는 택배를 통한 익일 배송이 지원되고 있다.

온니샵을 통한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누적 매출은 8400만 원, 판매 건수는 3200건에 달했다. 또 지난해 9월 대비 시장방문객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이들 상권 역시 전북 부안군 등에게서 문의 전화 10여 건 정도를 받았다.

괴정상권 활성화 추진단 관계자는 "디지털 상권 르네상스 시범사업을 통한 상권 활성화 방안은 온니샵을 포함해 20여 개가 추진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추석 이후 빈집을 활용해 괴정상권만의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가 정식 오픈될 예정"이라고 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