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우리나라 인구지도, 세계서 제일 못생긴 아귀 모델"

"초저출산, 초경쟁 등 사회에 대한 청년들의 저항"
"지역에 혁신거점을 확실하 구축해주는 전략 필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박형준 부산시장이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2024.9.10.(부산시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대한민국 인구지도는 전 세계에서 제일 못생긴 아귀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10일 오전 서울에서 열린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기조 발제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2000년을 기준으로 계속 혁신·발전하고 있는 미국과 독일 등은 인구와 지역적 분포가 괴리돼 있지 않고 고른 잘생긴 '고래 모델'을 갖고 있는 반면, 성장이 억제된 일본과 프랑스 등은 수도권만 입이 큰 못생긴 '아귀모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부터 형성된 '인 서울(in seoul)·서울민국·서울공화국' 바람과 강남과 비강남으로 나누어지는 대한민국의 구조가 현재 우리나라의 3대 문제인 잠재적 성장률 지속 저하, 초저출산, 사회적 격차 심화 등 위기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에 몰린 인구의 78.5%가 청년들"이라며 "이 청년들이 대학에 다니고 일자리를 구해 살고는 있지만, 조사 결과 수도권 청년 삶의 만족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초저출산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수직적인 구조, 초과밀, 초경쟁, 초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생물학적 복수이자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도권 일극주의를 해소하지 못하면 초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도약하기 위해선 서울이라는 혁신거점만으로는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수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혁신거점을 확실하게 구축해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시도지사협의회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4.9.10.(부산시 제공)

박 시장은 "떡을 나눠주는 정책에서 혁신거점을 확실하게 만들어주고 혁신거점을 확대시켜나가는 정책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지역이 지역적 특성에 맞는 특별법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중앙정부는 각 특별법을 통해 지방으로 권한을 이양하고 필요한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시장은 "준연방제에 해당하는 권한과 예산의 자주권을 주는 쪽으로 개헌도 일어날 필요가 있다"며 "개헌 전까지는 특별법 형태로라도 지원하는 그런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미래, 지역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는 전국 시도지사들이 직접 나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주요 위기를 진단하고 지방정부의 입장에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인구소멸 대응을 위해 협력을 다짐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시도지사협의회장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17개 시도지사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협의회는 인구 소멸에 대응과 청년층 결혼·육아 문화 조성, 주거와 일자리 지원 강화, 외국인 정책 조정과 이주 포용 정책 강화를 통한 인구 감소와 특정 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 해결, 중앙과 지방간에 협력체계 강화 등을 약속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