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청원경찰 한달 새 2명 숨져…노조 "살인적 근무가 부른 참사"

BPS·BPA 측에 "책임 규명·재발 방지" 촉구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전경.2024.8.2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항만공사(BPA) 자회사인 부산항보안공사(BPS) 소속 50대 청원경찰 2명이 최근 한 달 새 잇달아 숨졌다.

9일 공공연맹과 BPS 노조 측에 따르면 숨진 청원경찰 A 씨는 1996년, B 씨는 1999년 입사해 20년 이상 부산항 보안 업무를 담당해 온 베테랑 근로자들이다.

A 씨는 암 투병을 하면서 근무하다 올 7월 17일 휴직했으며 8월 7일 숨졌다. 또 B 씨는 이달 3일 새벽 심장마비로 갑자기 숨졌다. B 씨는 당시 근무 중 구토 증세 등을 보였고 퇴근 뒤 2시간쯤 지나 숨졌다.

노조 측은 "3조 2교대란 살인적 근무 형태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사측과 모회사 BPA 측을 상대로 그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250여 명이 지난 5월 부산항만공사 앞에서 부산항보안공사 청원 경찰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총력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2024.5.29.(BPS 제공)

이들은 "BPS 노조는 그동안 4조 2교대로의 변경을 지속 요구했지만, 사측과 BPA는 그 책임을 회피하고 묵살해왔다"며 "더 이상 근로자들이 죽는 비극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BPS 청원경찰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급 발암 물질로 지정한 야간근무와 3조 2교대란 비인간적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들의 죽음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노조는 "한 달 새 2명의 노동자가 숨졌지만, BPS 사측은 추모나 입장 표명 없이 사내망을 통해 인사 발령(당연퇴직)만 명했다"며 "20년 이상 항만 보안을 위해 일한 노동자를 헌신짝처럼 버린 것에 대해 분노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BPA 관계자는 "BPS 측으로부터 해당 내용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BPS 관계자는 "고인들에게 발생한 질병과 교대 업무와의 상관관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덧붙여 "근로자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여기고 지원과 예방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