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육아공동체 '다가치키움해결단' 촘촘한 양육친화 마을 조성
[가심비정책④]연제구, 조부모 양육 교육 프로그램 신설
육아할미단·육아시스터즈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바랄 게 없어요."
5세 남자아이를 둔 30대 김 모 씨는 "부산에 이사와서 다가치키움해결단(육아공동체)으로 활동하게 됐는데, 육아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며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4세 아이를 둔 30대 정 모 씨는 "다가치키움해결단 활동을 하면서 부산시의 육아 정책을 깊이 들여다보고 다른 지역의 좋은 육아 정책들을 찾아보게 됐다"며 "무엇보다 부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준다는 느낌을 받아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부산시가 시민 참여와 행정 지원을 통해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는 부모가 만들어가는 육아공동체 '다가치키움해결단'을 권역별로 2년째 운영 중이다. 이 단체가 조를 구성, 육아 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정기 좌담회를 열어 육아 정책을 제안하면 시는 의견을 수렴해 이를 지역 여건 등에 맞게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4개 구로 시작해 올해 9개 구로 확대되면서 참여자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 부산진구, 남구, 북구, 해운대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사상구, 기장군에서 각 20~30명이 활동 중이다. 올해 예산은 1억 5000만원이 투입된다.
권역별 사례를 보면 수영구에선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백일상, 돌상 대여사업 물품을 요즘 트렌드에 맞춰 보완해달라는 제안이 나왔다. 구청 측은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뒤 전면 교체했다. 시에 따르면 교체 결과 백일상, 돌상 대여 요청이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제구의 경우 조부모를 위한 육아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다가치키움해결단의 제안이 있었다. 구청에선 의견을 반영해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조부모들이 변화하는 육아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활성화하면서 부모들이 권역별 오픈톡방을 통해 소통하고 함께 모여 아이들과 소풍을 가는 등 공동 육아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자조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다가치키움해결단의 영향을 받아 부산진구 육아할미단, 수영구 새싹 육아엄마단, 사상구 육아시스터즈 등 다양한 사업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다가치키움해결단 참가자들은 "작은 의견이지만 구군 담당자가 정책화 과정을 수시로 알려준다"며 "실제 정책으로 실현되는 것을 보고 뿌듯해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엄마들이 제안한 의견 중 즉각적인 행정 지원으로 정책화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며 "통행로 개설 등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제안들은 관련 부서에 알려 보육환경 개선 사업으로 검토할 수 있게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 수당이 없는 순수 자발적인 모임으로 진행돼 참여 의지가 높고 육아 정보와 정책에 관심이 높다"며 "시민이 더욱 촘촘하게 체감할 수 있는 육아친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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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억 원 안팎의 예산으로 시민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만족시키는 부산시의 정책들이 있다. 뉴스1은 취약계층과 위기의 소상공들의 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며 예산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원책을 4차례에 걸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