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만 오는 곳?…한숨 쉬던 부산 골목상권 살린 청년들
[가심비 정책②]사상구 바람개비축제 매출 30%↑
수비벡스코상우회, 상표출원과 함께 상권 살아나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지역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소외된 지역 골목상권 매출을 견인하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부산시는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2년부터 가게 홍보에 약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학생 마케터즈를 '일대일'로 매칭해주는 사업을 3년째 운영 중이다. 예산 대비 눈에 띄는 성과로 3년간 꾸준히 대학생과 소상공인의 참여가 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동아대 학생 5명으로 구성된 골목상권 마케터즈 '동아보감'팀은 노후화한 사상구 괘법동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뒤편 골목상권(50여 곳) 활성화를 위해 제1회 바람개비축제를 기획했다.
마케터즈는 축제 모든 과정에 참여, 맛집 골목 투어 홍보 영상 제작부터 경품 준비와 중간 점검 확인까지 완성도 있는 행사를 만들었다.
그 결과 축제기간 저녁 시간대 80% 이상의 가게가 만석으로 운영되면서 매출이 30% 이상 올랐다. 2030세대 젊은 고객의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골목상권 리플릿 이벤트로 제공한 상품권 회수율도 100%로 손님들의 재방문이 높아졌다.
당시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이 상권은 시의 2단계 지원사업인 '부산다운 골목도움'에도 선정됐다.
벡스코 맞은편 골목상권은 경성대 학생 4명으로 구성된 '야호'팀의 도움으로 '수비벡스코상우회' 상표를 출원, 하나 된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해당 가게들은 모두 야호팀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와 CI 등을 활용해 앞치마와 발판, 간판 등을 제작·사용하며 상우회 홍보에 나섰다.
야호팀은 젊은 층을 겨냥해 SNS 홍보에 집중하고 네이버 플레이스에 수비벡스코를 등록해 골목의 매력을 알렸다. 인근 해운대구청과 복지센터, 청년채움공간 등에 비치하는 등 직접 발로 뛰는 골목 홍보대사 역할도 수행했다.
수비벡스코Day, 프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와 수비벡스코만의 브랜딩을 완성한 결과, 상권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약 30% 증가하고 9개 점포가 추가로 들어서 상권 규모가 커지는 성과를 이뤘다.
야호 팀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와 CI는 수비벡스코의 'ㅅ'과 'ㅂ'을 활용해 사람의 의미를 담고 옛정이 가득한 집 같은 골목을 표현, 상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대학생 골목상권 마케터즈 사업 최초로 상표 출원까지 성공했다.
사상구 사업 참여 A 음식점 관계자 김정자(60대) 씨는 "골목이 오래되다 보니 단골이나 나이 든 사람들이나 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매출이 줄어도 한숨만 내쉬었는데 짧은 시간에 달라지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골목 상권) 같은 가게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예산이 지원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학생 마케터즈의 열정적인 모습에 상인회원들이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며 "상인회 차원에서도 음식과 물품들을 적극 지원하는 등 상부상조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지산학 연계를 통해 부경대 1곳(5개팀)이 참여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4곳으로 확대했다"며 "내년에는 8곳으로 늘리고 각종 지원을 확대해 대학생들에게 참가 동기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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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억 원 안팎의 예산으로 시민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만족시키는 부산시의 정책들이 있다. 뉴스1은 취약계층과 위기의 소상공인들의 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며 예산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원책을 4차례에 걸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