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포기 8천원"… 추석 장바구니 물가에 발길 돌리고 상인은 '울상'
추석 앞둔 부전시장 상인들 "값만 묻고 그냥 가"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배 1개가 5000원, 고등어 2마리가 1만원이에요. 물건 잡기가 겁나요."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6일 낮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한숨이 깊다.
60대 한 모씨는 "밑반찬을 해두는 편인데 요새는 기본 재료값이 비싸서 반찬을 사먹는 게 낫겠다 싶다"면서 "다음주 손주들이 온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도 잠시 채소, 생선, 고기 오르지 않은 게 없으니 한숨만 나온다"고 울상을 지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추석 차례상 물가 안정을 가속하기 위해 사과·배 공급량을 평시 공급량보다 3배 많은 3만 톤가량을 투입했으나 실제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게마다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대부분 가격만 묻고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거래로 이어지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추석 인기과일인 배는 1개에 5000원, 사과는 4~5개에 1만원정도의 가격대를 보였다.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배추와 무는 각각 8000원, 2500원으로 자주 먹는 채소 가격이 높이 치솟아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더욱 높였다.
상인들도 출하량이 감소한 탓에 도매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배추의 이달 도매가격은 10㎏당 1만5000원, 무는 20㎏당 2만원 내외로 지난해보다 13.9%, 43.5% 높을 전망이다. 여름철 배추와 무 공급량은 전년보다 4.1%, 6.1%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채소가게 상인은 "비싸게 받아오니 가격을 마냥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손님들은 비싸다고 지갑을 닫으니 어쩔 수 있냐, 뜨거운 날씨 때문에 무를까봐 팔기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최소한의 마진만 남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추석상의 단골인 문어, 조기 등 수산물 역시 장바구니 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상인들은 큰 목소리로 상품과 가격을 외치며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지만 주부들은 둘러보기만 할 뿐 지갑을 열진 않았다.
이날 시장에서 참조기는 1마리 5000원, 오징어 2마리 1만원, 문어는 3만~6만원에 거래됐다.
고등어와 새우를 고르던 이 모 씨(60대)는 "생선 크기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가족들이 모이는 추석상에 이왕이면 실하고 좋은 걸 올리고 싶으니 예산이 점점 올라간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 추석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이 29만8313원, 대형마트가 37만1097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추석 대비 올해 제수용품 물가는 전통시장의 경우 0.8%, 대형마트는 1.1%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제 체감물가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부산시는 추석명절 물가부담 완화를 위해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전통시장 농축산물 구매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에 나선다. 8개 전통시장에서 국산 신선 농축산물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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