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실전 연습" 수험생·학부모 9월 모의고사 수능만큼 '긴장'
"점심시간 아껴 영어 단어 외워"
사찰엔 '합격 기원' 기도 이어져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수능처럼 떨려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실제 수능처럼 치르는 마지막 모의평가가 실시된 4일. 부산지역 고등학교와 학원가에서는 수능 시험장 못지 않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찾은 부산 동구 경남여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교문을 통과했다. 잠시나마 북적였던 복도는 예비 종소리가 울리자 텅 비었고, 고3 학생들은 시험 시작 전까지 필기 노트를 살펴보거나 문제집을 푸는 등 시험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등굣길에 만난 한 경남여고 학생은 "수능 D-100일을 기점으로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자습시간에 졸거나 딴짓하는 친구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맴도는 건 재수·입시 학원가도 마찬가지다. 이날 학교 시험장과 같이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금정구 부산대 인근 한 독학 관리학원에서는 쉬는 시간에도 학원 복도나 계단에 나와 한숨을 돌리거나 잡담을 나누는 수험생들을 찾기 어려웠다.
점심시간 단어장을 손에 들고 음식점을 찾은 김모 양(19)은 "밥은 빠르게 먹고 남은 시간에 헷갈리는 영어 단어를 외우려고 한다"며 "1교시엔 수능만큼 긴장됐는데, 실제 수능날이면 밥도 잘 안 넘어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수능 D-100일'이 지났지만 부산 사찰 곳곳에서는 수험생 기도를 접수한다는 안내 현수막이 내걸렸다.
모의평가가 한참인 이날도 해운대구 한 사찰에서 두 손을 모아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리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법당 한켠에서는 수험생 80여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노트 2권도 볼 수 있었다.
고3 현역 아들을 둔 학부모 정미정 씨(52)는 "백일기도를 시작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아 아들이 꼭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손수건으로 연신 구슬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어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서로 학업 기도발이 용하다는 절 이름을 공유하고, 여행하듯 다른 지역으로 사찰 투어를 다니기도 한다"면서 "수능이 끝나면 고생한 아이에게 선물한다고 100일 통장을 만든 엄마도 있는데, 학생에 비할 수 있겠냐만은 간절한 마음은 부모도 매한가지"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번 수능의 최대 변수인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부산 입시업계도 크게 들썩이는 분위기다. 입시 전문가는 의대 정원 증원이 지역 고교 출신의 'N수' 도전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 증원 소식이 전해진 이후 반수 문의가 급증했는데, 실제 7~8월 반수생들의 접수가 전년대비 늘었다"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모의평가는 현역 등 기존 수험생들에게는 본인이 현재 희망하는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모티브이자 수시 지원 전약을 세우는 기준"이라면서 "반수생들에게는 문제 유형 등을 살펴보고 수능 응시 여부를 판단하는 기점이 되기 때문에 모의평가 이후 반수생이 얼마나 유입하는지가 실제 수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대 정원이 늘었기 때문에 실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수능 최저점을 맞추면 의대를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굉장히 높다"며 "특히 비수도권에서 의대 정원이 대거 확대되면서 수시로 많이 뽑는 의대 지역인재전형 특성상 서울보다는 지역에서 내신 성적이 좋았던 학생들의 반수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치러진다. 부산에서는 재학생 2만1581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자 4890명 등 모두 2만6471명이 응시한다. 모의평가의 성적은 내달 2일에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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