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대형병원 응급실 운영 '차질'…산부인과·소아과 진료 힘들어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응급실, 소아 호흡기 진료 무기한 중단
도내 의료계 "문은 열려 있으니 '셧다운'은 아닌 것인가" 비판

추석 연휴 기간을 앞두고 응급실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일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발표와 다르게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 진료를 못 하고 있다"며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진료가 안 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 2024.9.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응급의료 상황에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보건복지부의 설명과 달리 경남의 대형병원 응급실은 진료나 수술, 환자 수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이날 양산부산대병원은 산부인과 응급(부인과·산과·분만), 복부응급수술(비외상) 8개 진료과는 의료진 부재로 진료나 일부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다.

응급실에서는 외과, 이비인후과 등 8개 진료과가 진료나 수술이 힘들고 외과 모든 환자는 문의 후 답변을 받고 이송해달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이 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전날부터 어린이병원의 소아응급실 호흡기 진료가 무기한 중단됐다. 1명뿐이던 소아 담당 호흡기 교수가 의정 갈등 사태 이전부터 2년간 홀로 외래 진료와 중환자 관리, 응급실 진료를 도맡아 오다 최근 병가를 냈기 때문이다.

어린이병원 소아응급실은 이날 응급실 메시지에 소아 초음파와 영상검사도 일과시간 이후와 주말·공휴일에는 불가능하고 소아 소화기 진료도 의료진 부재로 힘들다는 공지를 남긴 상태다.

진주의 경상국립대병원은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의료진 부족으로 32주 미만의 산모가 여전히 수용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맥 응급(복부·흉부)과 유아 장중첩·폐색도 의료진 부재로 진료 및 수술이 불가능하다.

창원경상대병원은 성인 기관지 응급내시경이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성형외과와 안과는 오후 8시까지만 응급실 진료가 가능하고 정형외과와 안과 등은 수술 종류에 따라 환자 수용이 힘들다.

삼성창원병원은 산부인과 응급의 경우 의료진 부족으로 진료나 수술이 제한적이라고 공지했다.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장중첩, 폐색 진료가 제한적이다. 이밖에 안과, 성형외과 등 4개 진료과가 의료진 부족으로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병원 응급실은 의료진 부족으로 외부기관 환자와 중증환자의 수용이 제한적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도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는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 운영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의료진의 피로 누적도 심각한데 추석 연휴도 코앞으로 다가와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논리대로라면 응급실에서 진료나 환자 수용이 제한돼도 문은 열려 있으니 '셧다운'은 아닌 것"이라며 "막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응급실은 정상 운영이 아닌데 2시간 만이라도 응급실에 있어 본다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응급실 상황이 악화하고 이제 추석 연휴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사고나 중증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pms7100@news1.kr